위성방송 사업자 발표-IMT2000에 버금가는 영향력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 사업자 발표가 있은 지 나흘만인 19일 방송산업계에는 IMT2000에 버금가는 메가톤급 이벤트인 위성방송사업자 허가추천 결과가 발표된다.

이로써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을 위한 컨소시엄 경쟁은 7개월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그동안 위성방송사업자 경쟁에 참여해온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과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은 그 동안의 땀과 노력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초조하게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위성방송은 서비스시점이 IMT2000보다 빠르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위성방송을 통해 100개의 고화질 채널을 즐기게 된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가 결코 IMT2000에 뒤지지 않는다.

◇ KDB가 선정될 경우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통신과 KBS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KDB가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한국통신과 방송사들은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규사업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위성방송 도입을 통해 방송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보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게 된다.

공기업인 한국통신과 KBS가 더욱 세력을 넓히며 방송과 통신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은 IMT2000 사업 결과와 관련해 재무 능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을 자신하고 있다.

KDB가 사업자로 선정되면 LG그룹은 기업 이미지에 씻을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기술력에 있어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해 왔던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데 이어 수년간 준비해 왔던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서도 떨어진다면 LG의 신규 사업추진 능력이 바닥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LG그룹은 통신과 방송시장 진출에 대한 큰 틀을 처음부터 다시 짜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특히 DSM은 95년 위성방송을 21세기 비전사업으로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만큼 자존심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SB컨소시엄에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SK나 뉴스코퍼레이션 등의 입장에서는 향후 비전을 보고 위성방송 사업에 참여하기는 했으나 이미 통신과 위성방송 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더라도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KSB가 선정될 경우 = LG계열의 DSM과 SKT 등이 주도하고 있는 KSB가 사업자로 추천될 경우 국내 방송시장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그룹은 IMT2000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위성방송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IMT2000이 기존 통신 서비스의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것인 반면 위성방송 사업은 그동안 없었던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분야에서 LG그룹이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방송사업은 그동안의 지상파 방송과 같이 방송프로그램을 단순히 전송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작과 송출,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LG그룹이 타 그룹에서 하지 못하는 방송기술과 마케팅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기업가치를 크게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DB가 탈락할 경우 한국통신과 KBS 등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은 당장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통신은 위성체를 보유한 업체로서 서비스시장에까지 참여하는 것에 대해 비난을 받아왔고 지상파 방송사들도 경쟁 매체인 위성사업에 진출함으로써 경쟁구도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비난을 사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우 고화질과 다양한 채널을 무기로 한 위성방송과의 진검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프로그램과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동안의 안정된 입지가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한국통신의 경우 지상파와는 달리 크게 손해 볼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가 손상을 입겠지만 위성방송사업을 위해 투자한 자금도 크지 않아 위성사업부문에 투입한 인력을 재배치하고 위성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KDB가 탈락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콘텐츠를 어떻게 원활하게 수급할 것이냐가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KBS가 위성방송 청문회에서 『KDB가 탈락하게 되면 프로그램 공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해 왔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수급과 관련한 갈등이 적지 않게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