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3개국 반도체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장비의 공동 생산을 위해 손잡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인텔·AMD·모토로라, 독일의 인피니온, 네덜란드의 리소그래피 등 3개국 반도체업체들이 지금까지 국익보호와 기술 우위 유지 등의 이유로 국제협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던 반도체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힘을 합쳐 미래형 첨단 반도체장비를 선보인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차세대 장비의 국제협력이 반도체 기술의 신기원을 이룩하게 될 것이라며 첨단 산업분야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4월에 공개될 이 첨단 반도체장비는 불과 수백개의 원자가 움직일 수 있는 초극세 회로를 집적할 수 있는 미래형 장비로 알려졌다.
이번 공동 프로젝트의 독일측 참여업체인 인피니온테크놀로지의 울리히 슈마케 사장은 『반도체업계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국제협력의 배경으로는 개발 비용을 한 나라가 부담하기에 너무 엄청났기 때문이라고 협력이유를 설명했다.
이 첨단장비의 기본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거의 10억달러가 소요되며 기술개발이 이뤄진 후 이 미래형 반도체 조립장비를 갖춘 공장 건설에 다시 10억∼2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3개국 반도체업체들의 공조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기존의 반도체에 비해 저장능력과 속도가 각각 100배나 되고 응용능력이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의 생산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생산하는 장비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인 「스타워즈」에서 적용됐던 고감도의 반사경과 강력한 레이저광 관련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참여업체들은 이 프로젝트가 국제간 협력의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대만, 한국,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신형 반도체 생산이 이뤄져 왔던 반도체시장의 판도에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인 찰스 윈은 『처음 이 계획을 수립했을 당시 워싱턴 정가에서는 첨단 기술의 개발이 미국 독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팽배했으나 계획입안자들이 국제간 협력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점을 들어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10년전 일본업체들이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장비업체를 인수하려고 했을 때 미국 정치인들과 산업계 지도자들은 국익을 저해하고 미국의 기술 우위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 무산된 바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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