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19회-떠오르는 日 B2E 시장

일본은 「종신고용」을 떠 올릴 정도로 회사와 사원간의 유대관계가 높은 편이다. 현재는 그 의미가 많이 약화됐지만 일본인들은 회사를 선택할 때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 그 중에서도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다. 기업들도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날로 다양해져가는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대한 요구를 일일이 챙기고, 집행하기 위해 별도의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런 요구를 반영하듯 일본에서는 B2E(Business to Employee)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B2E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업과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수익원을 찾으려는 개념이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B2E비즈니스에는 기업들의 복리후생을 대행해주는 서비스, 직원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체 직원들이 쇼핑몰에서 직접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직원들의 출장을 도와주는 출장도우미 서비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서비스를 의뢰한 기업의 직원 수에 따른 회원제 회비를 받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B2E업체인 비즈니스쿱(http://www.bcoop.co.jp)은 약 1700개사의 기업과 약 37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96년에 설립된 비즈니스쿱은 오프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올해 초부터 인터넷을 이용해 기업의 복리후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소프트뱅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한다. 비즈니스쿱이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복리후생제도」로 의뢰한 기업이 제공하는 일정액의 복리후생비를 포인트로 직원에게 지급해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복리후생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포인트 사용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기업에는 직원들이 사용한 포인트 사용내용은 물론 서비스와 관련된 과세업무까지 처리해준다.

복리후생 서비스와 함께 교육서비스도 B2E비즈니스의 중요한 한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약 200억엔으로 추산되는 일본 기업 교육 서비스 시장은 2003년에는 1200억엔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B2E 교육서비스는 기업에서 직원들의 교육 및 연수에 이용할 수 있도록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형태로 제공되고 있는데 일본IBM, 일본휴렛팩커드, 후지쯔 등과 같은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B2E교육서비스업체인 넷러닝(http://www.netlelarning.co.jp)은 자바, C언어 등 약 100개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스에 대해 사원이 인터넷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기업의 교육 담당자가 직원의 학습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까지 ASP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주요고객으로는 캐논, NTT와 같은 대기업이 있는데 앞으로 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방이나 해외 출장시 교통편, 숙소 예약부터 전근을 가는 사원들을 위한 서비스까지 속속 등장해 기업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전근을 가게 되는 직원은 B2E서비스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삿짐 운송문제를 상담하고 기업의 담당자는 사택의 계약에 대한 대행업무를 의뢰할 수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방에서 혼자 생활하는 일본 직장인들의 많은 점을 감안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B2E 방식의 쇼핑몰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는 기업체 직원들이 일정기간 쇼핑몰에서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명절 때 일방적인 상품을 받는 대신 자신이 고른 상품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더 높다. 롯데닷컴, e현대 등에서 B2E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B2E서비스와 관련된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들이다. 이는 사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우정성은 2005년까지 모든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각종 B2E서비스를 집에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복지」에 대한 관심과 인터넷 환경의 변화에 따라 B2E선발업체들은 상호 전략적인 제휴를 서두르는 한편 서비스 질의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사원이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개념에서 B2E모델은 또 다른 수익모델인 것이다.

<이윤경 marystella@icgist.com/인터넷컨설팅그룹(ICG)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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