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사이버거래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은 인터넷을 통해 금융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은 사이버 금융거래 이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돼 사용자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검색·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이 클라이언트 보안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이버 거래의 폭발적인 증가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발표한 「인터넷뱅킹 서비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만명에 불과했던 인터넷뱅킹 이용자는 올해 6월말까지 123만명으로 증가했고 월간 거래금액도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는 사이버 트레이딩 서비스도 이미 오프라인 거래량을 넘어선 지 오래고 거래금액은 상반기에만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해킹 툴의 확산도 클라이언트 보안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98년 7월 발견된 후 가장 광범위하게 유포된 백오리피스는 물론 최근에는 사용자가 컴퓨터에서 작업한 결과를 화면 채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유출하는 스쿨버스, 넷버스 등의 해킹 툴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날로 커지는 실정이다.
반면 지금까지 사이버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는 금융권의 보안 솔루션 도입은 서버 차원의 보안에 그쳤다. 따라서 사이버 거래 이용자의 컴퓨터에 백도어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을 경우 사이버 거래 과정에서 사용자의 아이디나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을 막을 수 없었다.
특히 사이버 거래에 필요한 개인정보 유출은 곧바로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보안은 사이버 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하우리가 잉카인터넷과 공동으로 「라이브프로텍트」를, 안철수연구소가 「마이V3」 등의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을 잇따라 출시, 금융권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는 금융권은 국민은행을 비롯해 평화은행·삼성생명·대신증권 등이다. 이들 업체는 사이버 거래 회원을 대상으로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을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또 기업은행·조흥은행·하나은행·삼성증권·대우증권 등도 늦어도 내년 1·4분기까지 이들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이같은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 도입 움직임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우리의 권석철 사장은 『앞으로 일반화될 사이버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버나 게이트웨이의 보안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 차원의 보안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ASP 방식의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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