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 2003년께나 본격 시행할 전망

사업자간 경쟁 촉진을 유도함으로써 전화가입자들의 편익을 극대화한다는 번호이동성제도의 실제 도입은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연구검토한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초안」을 놓고 토론한 끝에 2002년 상반기중 지능망에 대해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시내전화와 이동전화서비스에 대해서는 2003년 이후 도입하자는 데 의견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세부 사안마다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전해져 각 서비스의 번호이동성을 도입하는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번호이동성제도 =가입자가 번호변경없이 서비스제공자, 지역 및 서비스 종류를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자간 이동성을 대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반전화의 경우 지능망을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졌거나 검토중이며 이동전화서비스에 대해서는 영국 등 2∼3개국이 도입한 상태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이의 도입을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한 상태이며 사업자간 의견조율을 거쳐 이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정부 정책방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되면 이용자들은 자신의 번호를 그대로 갖고서도 사업자를 쉽게 전환할 수 있어 사업자들 간에 품질 및 요금경쟁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 일반전화부문 =일반전화의 번호이동성에 대해 KISDI는 지능망서비스와 시내전화를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KISDI는 선진국과 국내 실정을 연구검토한 결과 지능망 서비스의 경우 080을 2002년 상반기중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시내전화의 경우는 2003년부터 단계적 추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데이콤 등 관련 사업자들은 080 서비스의 우선적인 도입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080 서비스의 번호이동성 구현방식에 대해서는 각 사가 보유한 DB를 연동시켜 곧바로 추진하자는 안(한국통신)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업자간 공통DB를 구축해서 추진하자는 안(데이콤 등)이 엇갈렸다.

일반전화에 대해서는 한국통신 교환기의 전전자화율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도입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으나 하나로통신은 144개 통화권중 교환기의 전전자화율이 먼저 이뤄지는 지역에 대해 2003년초부터 시행하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이동전화서비스 =KISDI는 3세대서비스에 대해서만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해 실시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연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후발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이동전화서비스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번호이동성 도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의 조기도입을 주장했다.

2세대 사업자간 번호이동성에 대해 KISDI와 SK텔레콤, 신세기통신은 기대효과보다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부정적 의견을 개진했으나 한통엠닷컴과 한통프리텔이 조기도입 필요성을 제시하는 한편 LG측은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02년 6월 상용서비스가 이뤄지는 3세대(IMT2000)서비스에 대해 사업자들은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한 후 2003년부터 시행될 수 있다는 데 의견접근이 이뤘다.

2세대 가입자의 3세대 서비스로의 번호이동성 문제는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측과 후발사업자들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측이 『사업자 내에서 2세대 가입자의 3세대 번호이동성은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자 PCS사업자들은 역무를 달리한 번호이동성은 있을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와 이동전화사업자들은 KISDI의 연구안과 달리 내년초 전담반을 구성해 이동전화 전반에 대해 번호이동성 도입 문제를 세부 검토키로 했다.

한편 KISDI는 다음달부터 두달동안 전화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번호이동성의 도입에 대한 서비스별 선호도 등을 조사, 정책방안에 반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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