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사업 1년]1회-대기업 저가공세로 「고사위기」

◆인터넷PC 사업이 20일로 시행 1주년을 맞는다.

정부가 국민의 정보기반 확대를 위해 실시한 인터넷PC 사업은 당초 의도했던 대로 중산 소외계층의 정보마인드 제고에 기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소 PC업체들의 입지 약화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동안 관주도로 추진해온 인터넷PC 사업을 민간으로 이양해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인터넷PC협회도 회원사와 공동으로 인터넷PC의 활로찾기에 나서는 등 민간차원에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전환점을 맞고 있는 인터넷PC사업의 지난 1년을 점검하고 향후 정보기반 확대와 중견 컴퓨터 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이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해결과제를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지난해 10월 정보통신부의 지원아래 중견 12개 컴퓨터업체들이 일제히 인터넷PC 판매에 돌입하면서 사업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8월 정통부가 인터넷PC 사업을 실시하기로 발표한 지 두달 만이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비록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았으나 중견업체들이 공동브랜드를 사용하고 공동AS를 전개함은 물론 우체국을 통한 전국 동시판매도 병행함으로써 국민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인터넷PC는 실제 저렴한 가격과 정부의 품질보증 및 유통체계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사업실시 2개월 만에 15만4500대를 판매해 전체 PC시장에서 점유율이 무려 28%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1·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큰 성공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인터넷PC 사업은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기업의 초저가 공세가 본격화하고 인터넷PC의 마케팅력 부족, AS체제 미비 문제 등이 대두됐으며 더욱이 PC시장 침체에 따른 유동성 흐름마저 극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인터넷PC협회는 이에 따라 공동으로 인터넷노트북컴퓨터를 새로 선보인 데 이어 AS체계 정립, 제품 성능향상과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구사해왔으나 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터넷PC는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총 4회의 가격인하와 제품 성능향상이 단행됐음에도 불구,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 대기업들의 100만원대 이하 초저가공세를 펼치는 바람에 차별화 전략마저 퇴색됐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인터넷PC의 마케팅전략이 오히려 대기업에 역이용당한 셈이다.

또 기대를 모았던 인터넷노트북 컴퓨터도 품질문제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인터넷노트북컴퓨터는 시장확대에도 불구하고 현대멀티캡을 제외하면 사실상 휴업상태다.

여기에 현주컴퓨터 퇴출에 이어 지난 7월 세진컴퓨터랜드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인터넷PC는 사실상 기존의 사업방식으로는 더이상 존립이 어렵게 됐다는 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30% 가까이 육박하던 인터넷PC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10% 대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현대멀티캡 등 일부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인터넷PC 사업체로 선정되지 못한 중소 PC업체나 전자상가업체들마저 사

업실시 이후 판매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반면 지난해 인터넷PC협회에서 탈퇴한 현주컴퓨터의 경우 수익성이 오히려 좋아졌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지식정보사업과 김호 과장은 『인터넷PC 사업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으나 민간이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그동안 전개해온 인터넷PC의 사업방향이 크게 변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의지와 관련업계의 활로찾기가 구체화됨에 따라 그동안 수

요부진에 허덕이던 인터넷PC 사업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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