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13)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23>

그 말을 듣고 유 회장이 자세를 바로 가졌다.

『나를 두고 혼자 가겠다는 거야?』

『형님은 같이 놀아줄 여자들이 있잖습니까. 지금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면서 계속 형님과 같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했습니다.』

『보고 따위는 서울에서 서류나 전화로도 받을 수 있잖은가.』

『그것과는 다릅니다. 직접 물어볼 것도 있고요. 술 마시며 여자들하고 노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먼저 갈테니 쉬다가 오십시오.』

『내 숙소는 이 호텔이야. 내가 어딜 가겠나. 그럼 이렇게 하지. 자네 숙소로 가서 보고를 받고 다시 이리 오게.』

『시간이 되면 그렇게 하지요.』

일단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적당히 대답했다.

『이 방으로 오지 말고 아주 내 숙소로 오게. 이 애들을 데리고 올라가서 기다릴테니.』

『그렇게 하지요.』

『기회를 놓치지 말게. 자네 아직도 두 여자와 함께 자본 일 없지? 오늘 그 기회를 주려고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유 회장은 갈수록 탐욕에 빠지는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취미라고 하기에는 천박한 짓이었다. 사람마다 사는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유 회장의 사고방식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내가 묵기로 했던 호텔로 돌아오자 로비에서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호텔방을 정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데 다른 직원들은 호텔 3층에 있는 가라오케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유 회장에게 브리핑을 받는다고 했지만 특별히 보고 받을 일은 없었다. 직원들과 연회를 하려고 했는데 유 회장이 시간을 빼앗아버린 셈이었다.

『가라오케에서? 내가 하얼빈에 노래를 부르러 왔나?』

정색을 하자 직원은 움찔하는 듯했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사장님이 유 회장님과 함께 술 마시러 갔다는 말을 듣고 우리도 마시면서 기다리기로 했던 것입니다. 오시면 가라오케로 모시고….』

『가라오케에서 회의를 한단 말이오? 정신들 빠졌군. 모두 내 방으로 오라고 해.』

나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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