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현장을 가다>22회-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 연구소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전지 등 대체에너지와 기존의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석유 및 화석연료 등 각종 천연자원이 점차 고갈되는 현대 사회에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20∼30년 전부터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양전지 주택과 관련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각국의 정부에 의해 강력히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미래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일내 주요 연구소의 현지 취재를 통해 태양전지 등 첨단 기술의 현장을 둘러보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미래의 가장 확실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전지. 솔라셀(solar cell) 또는 포토볼타익(photovoltaic)으로 불리는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직접 변환시키는 에너지 변환 기술 장치로서 이미 우리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비교적 간단한 계산기나 손목시계에서부터 복잡하게는 전자 및 통신 장비의 전원 또는 오지의 발전시스템에 사용되는 태양전지의 역사는 18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대 프랑스 물리학자 에드몬드 베크렐이 어떤 물질이 빛에 노출될 경우 전류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의 서막이 올랐다.

이후 1870년 하인리히 헤르츠가 셀레늄과 같은 고체물질에 대한 포토볼타익 특성 연구에 나선 데 이어 1940년대 말과 1950년대 초에 단결정 실리콘을 성장시키는 초콜라스키(Czochralski)법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태양전지의 상품화 시대가 열렸다. 이같은 노력의 대가로 1954년 벨연구소의 샤팽은 결정성 실리콘 물질을 이용, 약 4%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국과 유럽, 일본 및 호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주도되고 있다. 미국은 국립에너지연구소인 NREL과 같은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초 연구에서부터 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솔라렉스, 애스트로파워, 테라솔라, 선파우어 등 민간 기업에서 다양한 태양전지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유럽은 독일의 경우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 http://www.ise.fhg.de)를 비롯, 지멘스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ECN·셀솔라 등이, 영국은 BP 솔라, 스위스는 EPFL 등에서 국가 정부 주도하에 산학연이 기초 및 응용 제품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국립연구소와 대학뿐만 아니라 교세라, 산요, 샤프, 도시바 등 대기업에서 응용연구 및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대부분 정부 주도하에 밀리언 솔라 루프라는 대대적인 태양전지 장착 주택 단지 건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호주는 시드니올림픽에 태양전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선진국에서 국가 주도하에 태양전지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유가 인상 및 화석연료의 고갈, 지구 온난화 방지, 광활한 우주개발을 위해 태양전지

가 미래의 가장 확실한 에너지원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유럽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국립에너지연구소에 이어 두번째의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는 독일 내에서도 쾌적한 기후와 일조량이 좋은 프라이브룩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120명의 정규직원과 석박사 학위과정의 학생을 포함한 160명의 비정규직원이 태양전지를 비롯한 태양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크게 △에너지 절감형 빌딩에 대한 응용 연구를 수행하는 열광학 시스템부 △수소저장 및 마이크로 연료전지 연구를 수행하는 에너지 기술부 △태양전지용 재료와 디바이스를 연구 개발하는 태양전지 기술개발부 △태양전지를 실제 응용 및 상품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는 전력시스템부 등 4개 부로 나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이 연구소는 일본 기업과의 공동 연구 끝에 에너지 변환효율이 22.7%에 달하는 고효율의 실리콘 반도체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단결정 실리콘 제조에 성공했다. 그러나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제조단가가 무척 비싸 프라운호퍼는 BBC(buried base contact) 구조를 자체적으로 개발, 실리콘 웨이프 두께를 반 이상으로 줄이면서 에너지 변환효율이 감소되지 않는 태양전지 제조 기술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이와 함께 항공 우주용 목적으로 30% 이상의 고효율을 갖는 Ⅲ-V족 반도체 물질들을 적층화한 텐덤 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로 표준 측정 조건에서 27%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갈륨아사나이드 텐덤 셀을 유기금속증착법에 의하여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태양전지 개발에서 제조 단가를 낮추는 문제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정작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단가보다 제조 단가가 높다면 기술 개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라운호퍼에서는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한 일환으로 박막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박막화할 경우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프라운호퍼에서는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시 마이크로 결정성의 실리콘을 고온의 존-멜팅법을 채택, 재결정화함으로써 효율을 향상시키는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최근 그동안 축적된 기초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태양전지가 외장형으로 이차전지 충전에 그친 데 반해 프라운호퍼에는 태양전지로만 통화가 가능한 휴대폰을 독일내 모기업과 공동으로 개발, 조만간 상품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프라운호퍼는 산학연과의 공동 기술 개발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현재 독일내 12개의 기업과 5개 에너지 유틸리티 연구소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 저가의 다양한 태양전지 제품 개발을 위한 솔프로(SOLPRO)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이밖에도 16개 기업과 연구 파트너로 구성된 에디슨 컨소시엄에도 참여,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에너지 발생에서부터 에너지 저장 및 정보통신을 하나로 묶는 미래형 인텔리전트 에너지 망 구축을 위한 연구도 전개하고 있

다.

태양전지는 지난 58년 뱅가드, 익스플로러, 스푸트니크 등 위성에 장착되면서 항공 우주용 위성통신의 발달과 함께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특히 1970년대 오일 파동은 태양전지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는 주요 계기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많은 석유회사들이 태양전지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1990년 초 대두되었던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의 심각성과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규제를 위한 국제협정은 그린 에너지의 필요성과 함께 태양전지의 실용화를 서두르는 계기가 됐다. 이동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이어지는 21세기에는 무선통신의 주 동력원으로서 공간적 지배를 받지 않는 태양전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에 비해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에서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대덕단지내 에너지연과 전자통신연 등 일부 국책연구소와 일부 대기업 연구소에서 극히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전반적인 활성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향후 2∼3년 안에 펼쳐질 세계적인 태양전지 시대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부의 강력한 연구개발 의지와 실질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잘부르켄(독일)=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박남규 ETRI 원천기술연구본부 선임연구원 nkpark@etri.re.kr 심규환 ETRI 회로소자연구소 책임연구원 khsim@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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