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반도체 업체>우리는 맞수(PLD·FPGA)-자일링스코리아:알테라코리아

※자일링스코리아 사장 김종대 = 알테라코리아 사장 김현식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 또는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로 불리는 제품시장에서 맞수는 알테라와 자일링스다.

영원한 숙적관계인 두 회사는 쓰는 용어도 다르다. PLD는 알테라의 용어에 가깝고 FPGA는 자일링스가 즐겨 쓰는 용어다.

제품명에서부터 경쟁하는 이들 두 업체는 올해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번번히 격돌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는 자일링스가 약간 앞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일링스가 98년 대비 4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8억99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알테라를 제치고 업계 수위로 올라섰다.

같은해 알테라의 매출액은 자일링스에 조금 못미치는 8억3700만달러에 그쳤다.

올해에도 자일링스는 이 추세를 이어가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일링스와 알테라는 전형적인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fabless) 반도체 회사다. 지난 84년에 설립된 자일링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체 고용인원만 해도 14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자일링스의 협력사는 알카텔·케이블트론·시스코시스템스·에릭슨·휴렛패커드·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전세계적으로 1만5000개에 달한다.

자일링스보다 1년 앞서 설립된 알테라도 역시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두 회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벌이는 PLD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IMT2000 등 통신시장의 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 일반적으로 고가 제품으로 인식돼 제품 양산 전단계에 시뮬레이션용으로 사용되던 PLD는 이들 회사의 기술 및 가격 경쟁으로 인해 양산제품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자일링스와 알테라가 선보이고 있는 제품군은 게이트 집적도에 따라 다양한데 나름대로 두 회사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자일링스가 저가형 콤플렉스(C)PLD와 고가형 버텍스 및 버텍스Ⅱ로 마케팅·영업에 나서고 있고 알테라는 저가형 에이식스와 범용 에이펙스를 내세우고 있다.

자일링스에 따르면 CPLD는 휴대형 통신단말기 시장을 겨냥해 저전력·성능·가격·크기 등 휴대형 기기의 4가지 요구사항을 충족시킨 것이고 버텍스는 자일링스의 주력제품이다. 자일링스코리아는 이 제품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알테라코리아를 제칠 수 있었다.

알테라의 에이식스는 「시스템온프로그래머블칩(SOPC)」이라는 개념을 도입,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고성능·저전력·저가격으로 본격 양산이 가능한 제품이다.

게이트 집적도가 1만게이트에서 10만게이트, 시스템 속도가 115㎒ 이상인 이 제품은 교환기나 케이블 모뎀, 디지털가입자회선 모뎀, 라우터 등과 같은 통신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다는 게 알테라측의 설명이다. 알테라는 또 에이펙스칩을 차세대 통신시스템 시장용으로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경쟁관계답계 국내시장에서도 대단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출액 공개를 꺼리는 다국적 기업 특유의 문화에도 불구하고 자일링스코리아가 지난해 매출을 전격 공개하고 나서면서 매출액과 관련한 두 업체의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자일링스코리아는 세계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시장에서도 알테라에 앞서가고 있다고 내심 자랑한다. 자일링스에 앞서 있던 알테라의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다. 항상 선발업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알테라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올해 이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 자못 관심거리다. 알테라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두 업체 공히 3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은 분명하다.

국내시장이 커지고 있다. 양산제품 공급이 늘어나고 중소 벤처기업 등으로부터 인터넷 단말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영업에 있어서는 자일링스코리아가 인사이트코리아·서두인칩 등을 대리점으로 운영하는 데 반해 알테라코리아는 엠제이엘과 긴밀한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무선가입자망(WLL)서비스 상용화와 IMT2000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차세대 통신시스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기술지원 강화, 영업력 확대, 교육 프로그램 신설 등 비가격분야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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