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층, 잦은 국내 방문 속사정

중국 통신업계 고위층 관계자의 잇단 한국 나들이는 무엇 때문일까.

지난 17일 중국 이동통신사업자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 양시엔주 회장 등 실무진 7명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연이은 중국 통신업계 고위층 관계자의 국내 방문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는 이들의 방문장을 붉은색 카펫으로 치장하는 등 중국 손님 맞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고위층의 우리나라 방문은 지난해부터 지난 5월 신식산업부 전신관리국 관계자, 99년 6월 우지촨 신식산업주 정보산업부 장관이 방한하는 등 이번이 네번째.

멕시코 APEC 정보통신 장관회담 등 국외 접촉을 제외하고도 매우 잦은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안병엽 정통부 장관, SK텔레콤 조정남 사장 등 국내 통신업계 고위층도 수시로 중국을 방문, 외형적으로나마 한중간 활발한 협력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이들의 방문형식은 대체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통신사업 현황을 동시에 둘러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양국의 통신산업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이동전화서비스 기술표준을 선택하겠다는 노련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룽지 중국총리가 CDMA 채택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차이나유니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차이나유니콤 회장단이 이번 방문일정에 이동전화사업자는 물론 한국통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통신업계를 포함시킨 것도 이러한 중국내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등장한다.

국내장비업계는 이들 방문단이 IMT2000, IS95C 서비스 및 CDMA 망설계, 구축, 운용기술 등 서비스망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인 현황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CDMA 채택을 공식표명할 것이 아니냐」며 기대를 거는 눈치다.

정보통신부는 연말 주룽지 총리의 우리나라 방문에서 중국의 이동전화서비스 CDMA 채택을 공식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통부는 중국이 유럽과 미국의 통신망 확장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CDMA 채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80∼90%대로 내다봤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내년초 삼성전자, LG전자 등 CDMA 이동전화 시스템과 단말기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차이나유니콤은 중국에서 이동전화 사업권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전화, 무선호출, 인터넷 접속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제2의 종합정보통신회사로 CDMA 기술표준 채택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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