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벤처 투자시장의 냉각기가 6개월 가까이 지속, 벤처업계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유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투자유치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6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장기침체, 금융시장 불안지속, 경기하강 우려, 유가급등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벤처투자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유망 벤처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벤처캐피털 등 벤처투자가들이 대체로 신규 투자를 자제하는 대신 유망하다고 소문난 벤처기업에 대해선 투자가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벤처업계에서는 투자유치의 성공이 해당기업의 유망성을 나타내는 대외 홍보용으로 활용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뚜렷하다.
개인휴대단말기(PDA) 전문업체인 제이텔(대표 신동훈)은 최근 창투사 등 국내외 7개 벤처캐피털 컨소시엄으로부터 무려 150억원의 벤처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PDA에 이은 IMT2000·스마트폰 등 차세대 휴대단말기와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설립된 환경진단·복원기술 전문업체인 에코솔루션(대표 황종식)은 전반적인 「바이오벤처 버블론」속에서도 최근 현대기술투자 등으로부터 총 25억2000만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황종식 사장은 『환경복원기술력과 생물학적 환경 정화제, 생물학적 복원 모니터링시스템 및 SW개발 등 기술개발 가능성을 투자가들이 좋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광고관리 솔루션업체인 리얼미디어코리아(대표 정재우)도 최근 「오픈애드스트림」이란 솔루션에 대한 시장성을 높이 산 KTB네트워크와 KTB자산운용으로부터 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특히 액면가의 55배로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PC-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 및 웹TV솔루션 관련 벤처기업인 일레아트(대표 최문현)는 지난달말 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원을 유치했다. 또 광고 및 마케팅 컨설팅업체인 시엠에스(대표 방희열)도 최근 한국기술투자·국민창투·밀레니엄창투·두산 등에서 액면대비 40배에 달하는 프레미엄을 받고 총 34억원의 신규 투자자금을 유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체인점 등 오프라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벤처자금 냉각이 지속될수록 이처럼 몰아주기식 투자형태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며 벤처투자의 편중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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