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CALS협회 상근부회장 박수남
「국내총생산(GDP)의 10%, 200여만명의 종사인구」.
산업의 중추적 위치에 올라있는 건설업종의 현주소다. 이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최근 건설산업은 업종 전반의 침체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업계에선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건설업에 내재해온 구조적인 문제점 및 체질개선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전반의 부침에 의해 업황이 좌우되는 악순환은 결국 내부의 비효율·불합리에서 연유하기 때문이다.
건설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표면적으론 사회간접자본(SOC) 시설투자의 축소와 일시적 금융경색 등에 따른 현상이지만 그 본질은 업계 공통으로 내적인 체질이 허약한 데서 기인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정보화·e비즈니스」가 이제는 개별 기업과 산업현장에 실질적으로 접목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설이 새로운 지식산업으로 거듭나고, e비즈니스의 선도업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체는 바로 CALS를 구현하는 것이다.
건설CALS는 「발주청·설계·시공업체 등 건설사업 주체들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교환·공유하는 시스템이자 경영전략」이다. 그동안 외부에선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사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해온 관행을 인터넷 등 첨단 정보기술(IT)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CALS는 추구하는 목표가 「산업문화의 혁신」이라는 점에서 다소 요원한 느낌마저 들지만 인터넷과 표준 전자문서, 표준 자재정보 등의 요소기술을 동원하고 업계가 자발적인 의지를 갖는다면 구현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
이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상상을 넘어선다. 각종 업무절차의 개선은 물론 건설기술의 발전촉진, 업무처리의 투명성 제고, 비용·공기의 단축, 품질·신뢰도 향상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업종 전반의 비용절감 효과가 연 10∼2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연간 내수가 100조원이라면 최소 10조원의 이득을 얻는 셈이다. 이는 결국 개별 기업들로 환원된다.
그러나 이같은 효용성은 업계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의지 그리고 e비즈니스와의 접목을 향한 전략적 접근이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렇다면 개별 기업들이 건설CALS를 도입코자 할 때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우선 산업 전반이 디지털경제·e비즈니스 환경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최근의 동향을 최고경영자(CEO)들이 재빨리 간파해야 한다는 점이다. 타업종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건설산업도 CALS를 접목하지 않고는 발주된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공공건설 발주에 대해 CALS를 조속히 도입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최근 건설CALS의 핵심 엔진인 건설정보교환시스템(CITIS)이 민·관 공동으로 구축중이며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공공공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두번째로 CALS는 업계의 「공유의지」가 필수적이다. CALS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콘셉트가 초기업단위의 정보네트워크 구축이고 그 성과물은 또한 업계 공동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CALS가 중복투자 방지와 기술표준화 문제해결을 통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의 기반을 제공하는 점은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정부가 기업들의 참여정도에 따라 공공공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차등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건설교통부 장관이 직접 주재한 건설업계 대표 간담회에서도 CALS는 가장 핵심적인 현안이었다. 이 자리에서 업계 CEO들과 정책당국은 어려운 때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정보화에 투자하는 한편 CALS 조기도입에 깊은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지난 8월 1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00년도 건설업계의 시공능력 평가결과,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부영이 전년 65위에서 43위로 22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은 좋은 사례다. 건설CALS를 통해 기업 모두의 내실을 다지고 건설인들이 새로운 지식산업의 주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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