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웨어하우스(DW)가 먼저냐, 고객관계관리(CRM)가 먼저냐.」
기업들의 CR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DW와 CRM 도입 우선순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들어 질 높은 고객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CRM을 도입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DW업체와 CRM 전문업체의 수주전도 치열하다. 현재 CRM이나 DW에 참여하지 않은 외국 기업용 솔루션 제공업체는 없다. 그 중에서도 한국NCR·SAS코리아·한국IBM 등은 DW 주력업체라 할 수 있고 한국오라클·시벨코리아·SAP코리아 등은 CRM 업체로 분류할 수 있다.
CRM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DW 주력업체는 그 방법중에서도 백엔드 시스템 위주의 데이터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CRM 주력업체들은 콜센터나 영업점, 인터넷 등 고객채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프런트엔드 시스템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DW 주력업체와 CRM 업체들은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각각 「분석DW」와 「운영DW」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러한 점을 내세워 기업의 고객관리 전략에 따라 DW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CRM 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한 가운데 CRM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다. DW가 CRM을 구축하기 위한 선행작업이자 기반기술로 생각되면서 DW 주력업체들이 CRM 시장을 거의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증권·동원증권·현대증권·주택은행 등 CRM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금융권만 하더라도 DW 구축에 1차 목표를 두고 전력을 기울이는 등 DW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CRM 주력업체로서는 이러한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CRM 주력업체들은 DW를 먼저 구축하고 CRM을 2차로 구축하려면 시간이나 비용에서 이중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DW에서 CRM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CRM 솔루션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오라클 유승범 팀장은 『DW를 고객관리의 기반데이터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에서 고객관리를 통한 ROI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점이나 콜센터 등 고객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먼저 축적하고 이를 DW에 반영해서 통합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NCR를 위시한 DW 주력업체들은 이미 시장에서 CRM의 기반기술로 DW가 인식되는 상황이어서 CRM 주력업체들의 이러한 주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W와 CRM 진영의 충돌은 이론적으로는 별개로 구분되던 영역이 실제 시장에서는 한 고객을 두고 맞붙으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DW 기반의 고객관계관리 구축사례가 나오고 검증 기간을 거치면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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