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81) 벤처기업

러시아의 마피아<21>

서양의 젊은 여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러시아의 젊은 여자도 허리가 잘록하고 가슴이 컸다. 그러나 그녀들은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 하나같이 몸이 뚱뚱해지는 편이었다. 모든 여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이 변화가 왔던 것이다.

알렉세이비치의 아내는 결혼을 하였다고 하지만, 젊은 여성처럼 몸이 호리호리했다. 가는 허리는 춤을 추면서 유연하게 움직였고, 두툼한 젖가슴은 마치 두 개의 준봉처럼 우뚝 솟아서 나의 가슴에 밀착하여 민망하게 했다. 몸을 떼려고 했지만, 가슴이 얼마나 큰지 좀체 떼어지지 않았다. 춤에 대한 즐거움보다, 거북한 기분만을 느끼면서 겨우 마쳤다. 탁자로 돌아오자 알렉세이비치가 말했다.

『여자에 대한 느낌은 춤을 춰보면 안다고 하는 말이 있지요.』

나는 그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말하는 여자에 대한 느낌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난 결혼을 한 일 없습니다. 그러나 케나리아냐는 나의 아내지요.』

결혼을 한 일이 없다고 하면서 아내라는 말은 맞지 않았다. 계속 이해할 수 없어 나는 잠자코 있었다.

『케나리아냐에 대한 느낌을 듣고 싶습니다.』

그가 재촉하는 어투로 물었기 때문에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남의 아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인만큼 조심하였다.

『참 아름답고 부드러운 여자입니다. 춤을 무척 잘 추는군요.』

『내가 물은 것은 좀더 감각적인 것입니다.』

『여성답게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하하하, 케나리아냐는 여자가 아닙니다. 남자지요. 그러나 성전환 수술을 했지요. 우리의 만남은 오래 되었지요. 십년 전에 케나리아냐는 소년 바이올리니스트였는데, 내가 장학금을 주어 빈에서 음악 공부를 했지요. 그러는 가운데 우리는 서로 좋아하게 되었고, 케나리아냐는 성전환 수술을 했습니다. 완전한 여자가 되기 위해서지요. 지금 얼마나 아름답고 부드럽습니까? 아직 성대수술을 마치지 못해서 목소리는 탁합니다만, 그것도 두어번 더 하면 완전히 여자 목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나는 당혹스런 기분으로 여자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정체를 말한 사실을 알고 그녀는 시선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알렉세이비치를 향해 왜 그런 사실을 말하느냐고 애교스런 몸짓으로 핀잔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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