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가 전송 및 교환시대의 도래는 국내 인터넷 고속도로 차선이 크게 확대되고 이에 걸맞게 톨게이트의 처리용량도 대폭 개선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비대칭디지털회선(ADSL) 등 고속 인터넷 상품이 속속 선보이면서 100일에 2배 꼴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현재 1Mbps 이상의 고속 인터넷 사용자는 157만명. 지난 4월 이후 월평균 40만∼50만명 가까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이보다 더 많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고속 위성인터넷 등 20Mbps 이상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이미 시작했거나 예정돼 있다.
이러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최종 사용자가 실감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망의 고도화와 함께 기간망의 고도화가 병행돼야 한다. 또 통신서비스업체의 고속 인터넷 교환기데이터 처리속도도 이에 맞춰 향상돼야 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구간이 많다 하더라도 톨게이트 처리용량이 부족하고 실제 고속도로의 차선이 충분하지 않다면 톨게이트 진입부터 병목현상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내 기간망 현황 =그동안 국내 인터넷 전송망은 STM1급인 155Mbps부터 622(STM4), 그리고 2.5기가(STM16) 동기식디지털계위(SDH)장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이 신호들을 여러개 묶어 한번에 보내는 20기가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장비를 이용한 망 구축도 일부 구간에서 구축됐다. 20기가 전송용량은 광섬유 한가닥을 이용해 50만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대역을 요구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감안하면 20기가 전송용량도 많다고 볼 수 없다. 전화의 경우 1인당 64Kbps의 대역을 요구하지만 ADSL은 이의 100배가 넘는 8Mbps의 대역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10기가 SDH장비의 도입은 국내 인터넷 전송용량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DH 자체 전송용량이 기존보다 4배 향상된다. 10기가 SDH장비를 DWDM장비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DWDM장비의 전송용량도 4배 가까이 늘어난다.
최근 지엔지네트워크 등 일부 국내 통신서비스업체가 도입한 320기가급 DWDM장비는 실제로는 80기가 전송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 10기가 SDH장비가 도입되지 않아 2.5기가 SDH장비가 연결돼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내 10기가 SDH장비가 국내에도 도입됨으로써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수요에 따라 당초 보장된 DWDM 용량으로 기간망 전송용량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또 인터넷 데이터 처리를 크게 향상한 라우터나 스위치 등 차세대 인터넷 교환기의 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형 라우터 시장을 장악해온 시스코시스템즈와 시스코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주니퍼는 올해 상반기 10기가 전송용량까지 제공하는 차세대 라우터 제품을 일제히 출시했다. 데이콤은 지난 상반기 시스코의 차세대 라우터인 GSR12016를 도입했으며 한국통신은 두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작업을 진행, 연내에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터넷 장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스위치분야에서도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제품보다 10배 이상의 데이터 처리능력을 제공하는 10기가 이더넷 스위치의 시제품은 이미 선보였다. 10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는 데이터 처리용량의 획기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근거리통신망에 국한됐던 기존 이더넷 스위치의 사용범위를 대도시 지역망(MAN), 원거리통신망(WAN)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데이터 통신망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장비 업체 경쟁력=10기가 SDH장비는 한국통신이 조달개발과제로 진행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국산 제품이 구매된다. 그러나 2차 구매부터는 다국적 장비업체들에 문호를 개방, 국내 장비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2.5기가 SDH장비에서 문호개방 후 다국적 장비업체들에 대부분의 시장을 잃어버린 국내 장비업체들은 이를 재현하지 않도록 성능, 안정성 부문 등을 크게 개선했지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데다가 다양한 경험을 지닌 다국적 장비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 안정성 측면에서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산 장비업체들은 개량 제품이 출시되는 최소한의 기간만이라도 국산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10Gbps 이더넷이나 Tbps 라우터 분야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라우터 부문에서는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과 전자통신연구원, LG정보통신,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이 공동으로 2002년 상용화를 목표로 Gbps 라우터를 개발 중이다. 10Gbps 이더넷과 관련, 지난 5월 이의 표준화와 국내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10Gbps 이더넷 포럼이 창립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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