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솔루션도 상품…입맛대로 고른다

「정보기술(IT) 솔루션도 상품이다. 입맛대로 고르자.」

그동안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IT솔루션 판매형태가 사용자 선택 폭을 늘리고 사용자 입맛에 더욱 적합한 형태로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IBM·한국오라클·한국BMC·한국CA 등 주요 IT업체들은 최근 들어 각종 제품군을 통합한 스위트 형태의 신제품을 내놓거나 기존 제품군을 기능별로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사용자 선택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또 일정 기간 빌려쓰다 마음에 들 경우 구매할 수 있는 렌트투온(rent-to-own)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기존의 솔루션 판매방식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업(ASP)의 등장과 맥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솔루션 분야에서도 판매형식의 파괴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비즈니스 솔루션의 경우 기업 규모에 따른 버전 구분이나 일부 모듈별 판매가 이뤄졌으나 인력 투입에 따른 컨설팅, 서비스가 결합돼야 한다는 점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IT가 점차 대중화함에 따라 앞으로 IT솔루션도 일반 상품개념이 정착돼 사용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은 최근 통합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인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를 내놓으면서 스위트 형태 판매는 물론 이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기능 모듈을 완전 개별판매하는 방식을 일반화했다. e비즈니스 스위트는 고객관리(CRM), 전략적기업관리(SEM), 전사적자원관리(ERP), 인터넷 구매조달, 마켓플레이스 솔루션 등 e비즈니스 관련 솔루션이 총망라돼 있으며 총 119개의 독립적인 기능 모듈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에 필요한 시스템을 정하고 119개 가운데 적합한 모듈을 선택해 레고블록처럼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오라클측의 설명이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올해말까지 CRM 솔루션에 대해 특별 판매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맞춤형 CRM서비스를 지향하는 이번 판매 프로그램은 서버·SW·서비스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CRM 솔루션을 기업 규모·특성·필요에 맞게 14가지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으로 영업자동화, 마케팅 자동화 등 각 부문별로 대기업용 패키지 9개와 중소기업용 패키지 5개가 제공된다. 사용자는 필요한 부분을 골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대기업용의 경우 8000만∼3억5000만원, 중소기업용은 1200만∼9900만원 등으로 유연하게 책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부터 AS/400 등의 시스템과 관련 SW를 30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하는 렌트투온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BMC(대표 손영진) 역시 자사의 패트롤 등 각종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SMS) 제품군에 대해 일정 기간 빌려쓰다 원할 경우 아예 소유할 수 있는 렌트투온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BMC는 특히 대기업의 경우 ASP에 대한 관심을 높지만 지속적인 임차구매방식에는 부담을 갖고 있어 이같은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하고 임대 기간이나 제품 종류, 기업 규모에 따른 다양한 판매·가격 모델을 갖고 있어 원하는 형태의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CA(대표 하만정)은 IT프로덕츠라는 모듈화된 SMS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구미에 맞는 제품군을 다양하게 취사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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