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 그랜드 로밍, 내년에나 가능

개인휴대통신(PCS) 3사간 그랜드 로밍 계획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또 다시 표류,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랜드 로밍은 IS95C에 관련한 기술적 이해관계뿐 아니라 IMT2000 서비스에 대한 각사의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3사는 자사의 입장을 섣불리 표명하기 꺼리는 실정이다.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은 IS95C 서비스를 IMT2000으로 진화해 끌고 나갈 계획인 반면 LG텔레콤은 IS95C와 IMT2000 서비스는 별개의 서비스로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3사간 그랜드 로밍 논의는 각 사가 IMT2000 표준을 확정한 이후에나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심권에서는 IS95C 로밍이 어렵다고 판단, 올 10월 IS95C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에도 중소도시와 읍면까지 서비스가 확대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그랜드 로밍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게 실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걸림돌은 무엇인가> 3사가 선호하는 망 구축방식이 다르다. LG텔레콤은 기존 망에 IS95C 서비스용 보드를 추가하는 업그레이드(upgrade)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한통프리텔은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오버레이(overlay)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양사가 추구하는 IMT2000 서비스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동기식을 선호하는 LG텔레콤은 IMT2000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도태할 IS95C에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기존 망을 활용하는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공동 망을 구축해 최초 투자비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망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그랜드 로밍 범주에 IS95A, B를 포함한다는 얘기가 된다. LG텔레콤은 IS95C만 통합할 경우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의 IS95A, B 공동 망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은 IS95A, B까지 통합로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한다.

IS95A, B, C 망 통합 구축비용이 LG텔레콤과 별개로 망을 구축하는 비용과 맞먹어 그랜드 로밍의 궁극적 목표인 투자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은 초기투자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IS95C망을 IMT2000 서비스에도 활용하기 위해 오버레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3사 그랜드 로밍이 서비스 질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3사는 그랜드 로밍을 하게 되면 타사가 구축한 망을 이용할 때 자체망 이용시보다 접속시간이 늘어나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LG텔레콤이 구축한 공동 망을 한통프리텔이나 한솔엠닷컴 가입자가 이용할 경우 접속시간이 지연된다. 반대로 한통프리텔이 구축한 망에서 019 가입자는 LG텔레콤 망에서보다 접속이 더디게 진행된다.

<통합 논의는 어디까지> 3사는 현재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실무자 수준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책적인 사안이어서 실무자 선에서 해결될 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IMT2000 표준 방식에 대한 입장이 확립된 후에 로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통프리텔은 정통부에 이러한 어려움을 설명하고 도심 외곽지역으로만 공동 망을 구축하는 「부분적 통합로밍」을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는 『사업자의 개별적 입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사업자 간에 충분한 논의가 있은 후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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