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수출에 적색등이 켜졌다.
지난 97년 이후 증가일로에 있던 국내 PC수출이 최근 국내업체들의 부품공급난 장기화, 현지 반품·AS처리건 증가, 최대 수요처인 미국시장의 비수기 돌입과 초저가PC 경쟁업체 대거 출현, 선박운임료 인상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국내 PC수출이 이처럼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지난 97년말 PC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 해마다 폭발적인 증가를 보인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의 경우 미국 현지에 저가PC를 판매하는 경쟁업체가 대거 등장하고 CPU 와 칩세트 등 일부 부품수급이 여의치 않아 자가브랜드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올초까지만 해도 한달에 40만대씩 수출되던 실적이 지난 6월에는 절반 정도인 23만대 수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한달에 15만∼20만대씩 공급받던 휴렛패커드(HP) 등 대형 컴퓨터 업체들이 지난 5월 이후 생산물량 조절을 이유로 내세워 제품주문량을 10만대 이하로 줄이고 있어 수출감소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AST 매각 이후 수출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 들어 유럽·미국 등 해외 현지법인에 수출사업부와 수출전담팀을 설치하고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한편 자가브랜드 수출울 새로 전개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구사하고 있으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수출규모는 크로스라이선스, 부품·주변기기가 일부 포함돼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금액을 기준으로 할 때 한달에 평균 2800만∼31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월 평균 2900∼3100만달러와 비슷한 실정이다.
대우통신(대표 이정태)은 지난해 중반 이후 미국의 대형 컴퓨터업체와 잇따라 100만대 이상의 초대형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자금난, 부품공급난 등이 겹치면서 예상실적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6월말 현재까지 불과 10만대의 PC를 수출함으로써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출물량에도 미치지 못하고 형편이다.
이밖에 지난 98년부터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수출을 크게 늘려온 현주컴퓨터·엑스정보산업 등 중견 PC 업체들도 선박운임료 인상과 구품공급난, 컴퓨터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판매마진 감소 등으로 수출이 여의치 않아 실적이 업체에 따라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줄어 들고 있는 양상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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