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의 IS95C 장비도입이 늦어져 속을 태우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전송속도 144Kbps를 구현하는 2.5세대 이동전화 규격인 IS95C 서비스를 위한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 간의 PCS 공동망(로밍) 구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이 개발한 관련 장비·시스템에 대한 발주가 요원한 실정이다.
당초 3조원대 시스템 및 단말기 수요창출이 기대됐던 IS95C 관련 시장의 개화가 늦어지면서 통신장비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오는 10월부터 IS95C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로부터 5800억원 상당의 IS95C 관련 설비를 발주함에 따라 LG정보통신, 현대전자를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LG정보통신과 현대전자는 관련 장비 시장을 삼성전자와 외국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내주지나 않을지 고심하고 있다.
◇PCS 로밍, 왜 늦어지나=한통프리텔(016·018)과 LG텔레콤(019)은 SK텔레콤(011·017)의 발빠른 IS95C 행보에 대응, PCS망 로밍을 위해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한통프리텔은 처음부터 모든 설비를 다시 설치하는 오버레이(overlay) 그랜드 로밍을, LG텔레콤은 기존 장비·시스템을 업그레이드(upgrade)하는 로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 차이로 연내 PCS 로밍 및 IS95C 서비스 실현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관련 장비·시스템의 공급도 어려워지고 있다.
또 LG텔레콤은 2, 2.5세대 이동전화방식을 포괄하는 IS95A, B, C 규격을 모두 만족하는 로밍을 바라는 반면 한통프리텔은 IS95C 분야에서만 로밍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측은 『한통프리텔과 IS95C에서만 로밍하는 데 약 3000억원, 아예 단독으로 019망에 IS95C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약 2000억원 등 모두 고비용이 필요하다』며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보다 효율적인 방식인 IS95A, B, C를 포괄하는 PCS 로밍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통프리텔 측은 『IS95A, B, C를 포괄하는 로밍이 별다른 이득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어 두 회사간의 PCS 공동망 구축을 위한 실타래가 쉽게 풀리기 힘들 전망이다.
◇안정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한가=IS95C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MSM5000 칩을 내장한 이동전화단말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통신장비업체들은 이동전화 공동망 구축을 위한 시스템 공급은 물론이고 이동전화단말기 판매를 통해 약 3조원에 육박하는 IS95C 장비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데이터 전송속도 2Mbps(이동시 384Kbps)를 실현할 3세대 이동전화(IMT2000) 서비스가 임박함에 따라 『IS95C는 길어야 1년 장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속도와 저장용량에서 IS95C는 IMT2000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업체는 『IS95C가 IMT2000 초기 서비스(cdma2000 1x)로 진화,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IS95C와 IMT2000 시스템(cdma2000 3x 및 WCDMA)은 한 번에 운용할 수 있는 채널 수가 1개(1x)와 3개(3x)로 그 근간이 달라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장비업체들은 당분간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용단을 지켜볼 뿐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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