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 자금경색은 코스닥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 외부요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외부환경이 개선되면 벤처자금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그래서 많다. 하지만 벤처업계에 만연된 모럴해저드와 벤처거품현상이 가시지 않는 한 벤처자금시장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벤처기업들은 지난 4월 이전까지만 해도 뚜렷한 매출실적이나 수익모델이 없어도 첨단 비즈니스라는 이유로 액면가의 수십배 프리미엄을 받고 자본을 유치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제2차 금융구조조정 등 외부요인과 겹쳐 자금경색으로 이어진 것이다.
「닷컴기업」으로 불리는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거품은 특히 심한 것으로 알려져 투자기관들에 「인터넷」의 인기가 급전직하했다. 이는 닷컴기업이 뚜렷한 수익기반이 없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국내용」이자 「반짝성」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데도 매출은 극히 부진하고 수익도 전혀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인터넷벤처업계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아이디어만 독특하면 수십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했다. 심지어 사이트 개설 전에 비즈니스 콘셉트만으로도 막대한 자본유치가 간단히 해결됐다. 또 굳이 투자기관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인터넷 공모로도 간단히 거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급변했다. 인터넷이라면 과감한 배팅을 하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인터넷 관련업체라면 일단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성과 수익기반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투자를 꺼린다. 이로 인해 탁월한 기술력과 수익기반을 갖춘 기업을 제외하고는 펀딩을 하기가 만만치 않으며 프리미엄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최근 인터넷 서비스 사이트를 개설하고 1차 투자유치를 추진중인 C사의 K 사장은 『벤처투자시장이 3개월만에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며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상 초기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데 투자기관들이 외면, 사업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닷컴기업」의 거품론은 비단 인터넷 비즈니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즉, 닷컴기업에서 촉발된 벤처거품론이 전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으로 확대 재생산돼 전반적인 벤처자금시장의 흐름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닷컴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확실한 수익기반을 갖춘 제조업 벤처들까지 투자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는 또 투자기관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치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깊게 작용했다.
따라서 최근의 벤처거품론에 종지부를 찍고 벤처자금의 물꼬를 벤처업계로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평가를 통해 「옥」과 「석」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가치평가시스템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벤처기업들은 반짝 아이디어로 승부하지 말고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갖고 출발해야 한다』며 『치밀한 준비과정을 통해 탄탄한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국제경쟁력만 갖춘다면 자본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좋은 조건으로 투자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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