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이충희 LS일렉트릭 아메리카스본부장, “북미, AI·데이터센터가 만든 전력 수요 폭증”

“북미 전력 시장은 전환점에 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커지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Photo Image
이충희 LS ELECTRIC Americas사업본부 본부장(전무)

이충희 LS일렉트릭 아메리카스사업본부장(전무)은 현재의 북미 전력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단순한 경기 회복이나 일시적 투자 확대가 아니라, AI·데이터센터·전기화(Electrification)라는 구조적 변화가 맞물리며 전력 산업의 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LS일렉트릭이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사의 북미 매출 비중은 이미 전체의 30%를 넘어섰고,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을 비롯해 초고압 변압기, 마이크로그리드, ESS 등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북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단연 데이터센터를 꼽았다. 이 전무는 “데이터센터는 전력이 1초만 끊겨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결국 전력 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데이터센터 배전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까다로운 기술 검증을 통과하며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마이크로그리드' 분야에서도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ESS 등 분산전원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향후 북미 전역에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이 전무는 “데이터센터, ESS, 분산전원은 각각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이들을 하나의 전력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이 최근 텍사스 배스트럽에 북미 사업 거점을 구축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텍사스는 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북미에서 전력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전무는 “생산·엔지니어링·서비스를 현지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약 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북미 생산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텍사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유타, 노스캐롤라이나 등에 생산·영업 거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유타주에 위치한 배전반 전문 자회사 MCM엔지니어링Ⅱ는 북미 현지화 전략의 핵심 축이다. 2022년 인수 이후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차단기 등 핵심 부품까지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Photo Image
이충희 LS ELECTRIC Americas사업본부 본부장(전무)

물론 북미 시장 진출에서 어려움도 컸다. 가장 높은 장벽은 'UL 인증'이다. 미국 내에서 전력기기를 판매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안전 인증으로, 취득에 수년이 걸리고 비용 부담도 크다.

10여년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한 LS일렉트릭은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배전 제품에 대해 UL 인증을 확보했다. 그 중심에는 회사 내 전력시험기술원(PT&T)이 있다. PT&T는 국제 단락시험 협의체(STL) 정회원 시험소이자, UL 무입회 시험이 가능한 국내 유일 기관이다.

이 전무는 “12년 전부터 준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UL 인증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의 신뢰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