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르네상스호텔에서는 국내 정보보호업계에 큰 획을 긋는 행사 하나가 열렸다. 국내 55개 보안업체가 참여하는 정보보호컨설팅 포럼이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 것이다. 포럼에 거는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남궁석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보통신부 김동선 차관, 정보보호센터 조휘갑 신임 원장, 한국경영정보학회 안중호 회장, 한국정보통신처리학회 남길현 회장,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김홍선 회장 등 정보기술(IT)업계에 유명 인사가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자리에서 누구보다도 어깨가 무거웠던 사람이 바로 김활중 초대 의장(42·사이버패트롤 사장)이었다.
『인터넷 비즈니스와 전자상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정보보호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는 정보보호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하나로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정보보호 컨설팅 포럼은 보안 컨설팅과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정보보호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정보보호 컨설팅은 기업의 정보 보호 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주고 필요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기업 환경에 맞는 시스템 진단과 구축에서 정책 수립·교육·관리 서비스까지를 포괄한다. 각종 보안사고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일도 컨설팅의 주된 업무의 하나다.
김활중 의장이 강조하는 컨설팅 포럼의 임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보안 컨설팅과 서비스 분야 발전을 위해 산업계와 정부의 힘을 결집시키는 일이고 또 하나는 정보보호 관리 표준 모델·컨설팅 아키텍처와 방법론 개발과 같이 국내 기업에 맞는 정보 보안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그것이다.
『국내 보안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 규모가 커져야 합니다. 좁은 시장을 놓고 아웅다웅 다투기보다는 먼저 규모를 키우는 쪽으로 산업계와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지난해 보안시장 규모는 크게 잡아야 500억원 정도였습니다. 이는 대기업의 한 프로젝트에도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 컨설팅과 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국내 보안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보안 컨설팅과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도 초창기입니다. 경쟁력만 가지면 수출도 유망하다는 얘기죠. 포럼은 이를 위한 뼈대와 방법을 세워 나가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포럼은 제도연구·지침개발·기술개발·교육훈련 등 4개 분과 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보호 관리 표준 모델 개발, 제3자 인증체계 수립 지원, 정보보호 컨설팅 방법론과 자동화 도구 개발과 보급, 정보보호 컨설턴트 교육과정 운영, 정보보호 우수사례 발굴과 홍보 등 이미 구체적인 사업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사실 김활중 의장은 학교 졸업 후 IT분야에 몸 담고 있었지만 정보보호 분야는 사이버패트롤이 처음이다. 그는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그래머다. ROTC 소위로 임관해 중위로 전역한 후 처음 입사한 곳이 포스코였다. 이어 13년 동안 LGEDS에서 국세청 통합망과 대법원 부동산 아키텍처 프로젝트, LG그룹 서버와 클라이언트 구축 표준화 등을 도맡아 처리했다. LGEDS 시절에 당시 과장 위치로는 드물게 8년 가까이 프로젝트 팀장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활중 의장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사이버패트롤이 처음이지만 군대까지 포함해 15년 정도를 책임자 위치에서 일해 온 준비된 CEO인 셈이다. 이 때문에 그는 무엇보다도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한다.
『나쁜 사장이나 팀장은 있을지라도 나쁜 직원은 없습니다. 관리자급은 권한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입니다. 위에서 모범을 보이고 직원 한명 한명이 갖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10명의 팀원이 15명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는 사장과 직원이 서로 믿고 하나가 될 때 회사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생관도 유별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재미있게 살자」가 그가 취임 후 직원들에게 누차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직업관만큼은 누구보다도 철저하다.
『정보보호는 말 그대로 무형의 남의 자산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당연히 정보보호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은 사명감과 도덕성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기 집 열쇠를 결코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신뢰를 줄 때 비로소 비즈니스는 시작된다는 생각입니다.』
거창한 백 마디 구호보다 한 가지 실천을 강조하는 김활중 의장은 올해가 국내에서 정보보호 컨설팅과 서비스가 정착되는 실질적인 원년이라며 포럼이 하루빨리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기를 당부했다.
<김활중 의장은 누구인가>
김활중 의장은 정보보호 분야의 뉴페이스다. 하지만 15년 동안 IT분야에 종사해 누구보다도 정보기술의 흐름과 시장동향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59년 경기도 파주에서 출생했으며 용산고등학교, 숭실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소위로 임관, 중위로 전역했으며 포스코를 거쳐 사이버패트롤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까지 LGEDS에서 근무했다. LG시절 미국 EDS 전문기술 컨설턴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중앙도서관 등 21개 감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특별한 취미는 없으며 시간이 날 때 등산을 즐기는 정도.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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