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후지쯔 포기로 한국썬 교육정보화 시장 독식 예상

한국HP와 한국후지쯔가 교육정보화 시스템 시장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동안 교육정보화 시스템용 유닉스서버 시장을 놓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IBM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여오던 한국HP와 한국후지쯔는 최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내세워 이 사업을 더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국썬이 올해에도 그 세를 이어가면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교육정보화 시스템용 유닉스서버 시장 전체 수요의 70∼8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산 서버개발 업체인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가 최근 한국정보공학의 「초·중·고등학교 종합관리시스템」 서버 테스트를 통과하고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해 한국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한국썬의 상반기 수주물량이 이미 전체 시장의 8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HP와 한국후지쯔가 교육정보화 시스템용 유닉스서버 시장을 포기한 것은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시스템 공급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는데다 그동안 적자분을 메워주던 본사에서도 출혈공급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정보화 사업에 참여한 것은 결코 수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닉스 서버에 배정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이 가격을 맞추려면 함량미달 제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일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제품을 납품할 경우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썬측은 이들 업체와 입장이 다르다.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시스템 공급가격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본사 차원에서 적자분을 메워주기 때문에 그다지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는 게 한국썬측의 설명이다. 교육정보화 사업에 한몫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된다고 여기고 있다.

현재 한국썬은 대당 2000만원 이하로 책정돼 있는 시스템 공급가격을 맞추기 위해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에 서버기능을 부가한 염가형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보화 사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지금이라도 예산을 늘리고 최저가 입찰제도를 개선해 하이엔드 서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로엔드 서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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