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판점의 영토확장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인 이용호 과장은 이러한 양판점들의 영토확장 경쟁이 앞으로도 2∼3년 정도 더 계속되면서 일본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양판점은 크게 코지마·야마다 등과 같이 가격파괴를 무기로 내세우는 양판점, 베스트·데오데오처럼 고객서비스·신뢰성 등 서비스가치를 중요시하는 양판점 등 두가지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코지마와 야마다 등 가격파괴점은 컬러TV를 단 10엔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판촉행사와 원가이하의 제품판매로 소비자들을 공략,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이처럼 대형 양판점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데는 일본 은행의 저금리 대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판점들은 1% 정도에 불과한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여 대형 점포를 세우고 박리다매의 전략을 통해 수익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코지마·야마다 등 가격파괴점이 빠르게 세를 불려나감에 따라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양판점들도 수천평에 달하는 대형 매장을 세우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베스트전기는 히로시마에 4000평 규모의 본점을 세웠고 데오데오도 요코하마에 1400평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현재까지는 코지마·야마다 등 가격파괴를 무기로 한 양판점이 가치지향적인 양판점을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위는 4000억엔의 실적을 올린 코지마이며 다음으로 베스트전기와 야마다가 각각 약 3000억엔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코지마는 점포수가 186개에 불과하지만 500개와 350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베스트나 데오데오를 훨씬 앞서고 있다.
양판점들의 세불리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니와 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업체들도 나름대로의 유통망 정비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카테고리숍으로 유통력을 강화하려는 소니와 기존 대리점과의 파트너십을 고수하는 마쓰시타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니는 바이오·뮤직·비주얼네트워크·홈네트워크 등 4개의 카테고리숍으로 사업을 구분해 각각의 전문점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쓰시타는 2만개에 달하는 대리점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대리점 장부를 오픈하는 우수점에 대해서는 우선 지원해주는 등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양판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니와 마쓰시타의 대리점 운영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소니와 마쓰시타는 전문성과 고객밀착성 등을 들어 양판점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양판점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판매하기 때문에 각각의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일본 전자업체의 주장이다.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자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은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제품과 유통구조 등이 일본과 유사한 우리나라로서는 앞으로 벌어질 변화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 전자유통업계를 통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선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양판점업계는 가격파괴점들이 고객서비스 개념을 도입하고 가치지향점들은 반대로 가격파괴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서로의 장점을 채용하면서 가격파괴, 또는 가치지향이라는 명확한 구분이 어렵게 될 전망이다.
또 소니나 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대리점 육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결국엔 자생력을 갖춘 전문 대리점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며 그렇지 못한 대리점은 양판점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양판점들의 영토확장 경쟁이 끝나면 아마도 우리나라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삼성전자 이용호 과장은 수십년간의 영업노하우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일본 양판점의 국내 상륙을 우려했다.
이제는 우리 유통업체도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자기변신에 적극 나설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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