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31일. 한 대기업의 해외 마케팅 팀장인 K씨는 아침 일찍 총 16개국에 파견된 담당자들을 불러모았다. 월말 결산과 다음달 판매물량을 조율하고 현지 시장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여서 각 지역의 담당자들이 모두 모였다. 그렇다고 16명이 서울로 날아온 것은 아니다. 다만 영상전화기 앞에 모였을 뿐이다.
유선전화기가 허물을 벗기 시작했다. 특히 통신망이 고속화되고 전화와 인터넷이 접목되면서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던 전화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얼굴을 마주보는 영상통화기능에 머물지 않고 인터넷 살펴보기(브라우징)와 전자우편 교환, 전자상거래까지 실현하는 웹폰도 대중화될 전망이다. 곧 「전화기」라는 단어가 어색해지고 전화·PC·TV를 통칭하는 새로운 말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먼저 공중전화교환망(PSTN)을 이용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영상전화기 시장이 꽃봉오리를 터뜨릴 조짐이다.
최근 LG전자를 필두로 팬택미디어·이레전자산업·유경텔레콤·누리데이타시스템 등이 PSTN에 연결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영상전화기를 선보였다. 관련 제품들은 초당 2∼5프레임을 구현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음성과 영상이 일치되는 통화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종합정보통신망(ISDN)이나 초고속인터넷 백본망과 연계돼 초당 20프레임 이상의 영상통화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PC 없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유선 웹폰도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대우통신·맥슨전자 등은 16MB 메모리, 8MB 플래시메모리 내외의 데이터 저장능력과 적외선무선통신(IrDA) 포트 등을 갖춘 웹폰들을 선보인 상태다. 아직 관련 제품들을 본격적으로 이용할 만한 통신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지만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발전 추세에 따라 간편한 인터넷 브라우징 솔루션으로 등장할 태세다.
특히 웹폰은 컴퓨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사이버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수단으로 인터넷TV 세트톱박스 등과 함께 대표적인 비(Non) PC계열 임베디드(Embedded) 제품의 대표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웹폰 시장이 오는 2002년 950만대, 2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앞으로 영상전화기와 웹폰은 가격인하, 다양한 부가서비스 창출을 통해 유·무선 전화기업계의 대안이자 희망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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