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텔-유니소프트, 솔루션 소유 주체 등 놓고 분쟁

최근 들어 인터넷서비스 업체와 솔루션 개발업체의 제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제공된 솔루션의 영업주체와 서비스 영역을 둘러싼 분쟁 사례가 발생해 앞으로 전략적 제휴가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최근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따라 「인터넷 양방향 번역서비스에 기반한 한일 m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낸 옴니텔과 이 회사에 인터넷서비스 기반 솔루션인 양방향 채팅·번역기를 공급한 유니소프트는 13일 자사가 제공한 솔루션의 영업주체와 적용영역에 이견을 보이고 상호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옴니텔이 유니 솔루션의 일부 기능이 불안정하다며 서울대 공대에서 도입해 성능을 보강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 번역엔진은 제3의 업체가 상용화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이 업체도 현재 옴니텔에 번역엔진이 제공된 것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사건 경과-한일 채팅·번역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인 유니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신생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옴니텔에 인터넷 양방향 채팅기를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솔루션을 공급했다. 옴니텔은 이를 기반으로 지난 2월초 한일 포털사이트 형태로 「http://www.kjline.com」이라는 사이트를 오픈했다. 그러나 옴니텔은 유니의 솔루션이 일→한 채팅·번역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한→일은 채팅은 되는데 웹 번역은 완전 지원하지 못해 이를 보강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번역엔진을 도입하고 자체적으로 커먼게이트인터페이스(CGI) 기술을 이용, 이 엔진을 유니의 솔루션과 결합해 4월 1일부터 서비스에 나섰다고 밝혔다. 옴니텔은 또 라이코스재팬과 니혼엔터프라이즈(NE) 등 일본업체와 접촉, 한일 양방향 채팅, 전자우편 번역 등의 서비스를 유선·무선 인터넷으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유니는 이에 대해 자사가 제공한 솔루션을 옴니텔이 자신의 것인양 내세우며 자사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본업체와 제휴해 사업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옴니텔은 이에 대해 『자사가 진행하는 사업은 계약조건에 비추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유니의 법적소송 움직임에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쟁점은 무엇인가-우선 한일 양방향 번역 서비스를 위한 솔루션의 소유권과 영업주체 문제다. 유니는 옴니텔 서비스에 제공된 번역엔진은 자사의 것이고 이것은 전체 솔루션의 핵심으로 옴니가 제3의 업체와 서비스 제휴 등 영업 활동을 하려면 자사와 협의해야 하며 「옴니가 솔루션을 제3의 업체에 판매하려면 유니와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명기돼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유니는 옴니텔이 일본업체와 제휴하면서 유니의 솔루션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자사 제품인양 보였다고 주장했다.

옴니텔은 이에 대해 『유니의 솔루션은 번역엔진의 5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서울대에서 구입한 한일 번역엔진과 자체 개발한 응용프로그램으로 유니 솔루션의 비중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본업체와의 제휴는 자사의 「http://www.kjline.com」 사이트를 통한 사이트 링크나 무선 서비스로의 확장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계약서상의 솔루션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쟁점은 사업영역 문제다. 유니는 『옴니텔에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이 솔루션 사용범위를 「옴니텔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회원」으로 한정했다』며 NE를 통해 무선사업자와 연계 서비스를 하려는 것은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역시 자사와 협의해야 할 사항인데도 옴니는 이런 사실을 언론에 발표할 때까지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옴니텔은 이에 대해 일본업체와 협력해 무선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사 사이트와 일본 업체의 고객DB를 연계하고 양방향 번역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고객을 자사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시킬 것이라며 이는 계약 위반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망과 교훈-유니는 옴니텔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이 회사에 법적 소송 등으로 제공한 솔루션을 회수하고 제휴 관계를 단절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옴니텔은 유니측에 사전에 제휴 모델 등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불찰이지만 계약에 하자는 없다며 맞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양측의 분쟁 사례는 인터넷서비스 업체와 솔루션 업체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전략적 제휴 후 서비스 업체의 솔루션 기반 영업시 그 주체가 서비스업체인지, 솔루션업체인지에 대한 논란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이와 관련, 변화무쌍한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을 때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내용을 계약서에 꼼꼼히 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양측이 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공유해야 원만한 렵력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