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아파트시장에서 초고속인터넷은 수많은 정보를 실어나르는 통로역할을 하는 것이지 사이버아파트 자체의 기능과 품질 전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편리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쉽고 간편한 장비를 통해 구현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사이버아파트의 성장은 곧 콘텐츠시장의 성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갖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버뱅킹, 온라인민원처리, 각 가구별 정보교환과 커뮤니티 형성, 온라인 교육 등 헤아릴 수 없이 방대한 콘텐츠가 담겨야만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아파트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우수한 콘텐츠업체를 잡기 위한 경쟁이 고조되는 이유가 여기서 발생한다. 막대한 신규 건설물량과 확고한 시장지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또 초고속통신환경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분양가에 포함시키거나 옵션형태의 추가비용을 제시함에 따라 가격에 맞는 실효성을 갖추는 것이 이들 업체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기도 하다.
이에 비해 중소·벤처 업체들은 비용과 콘텐츠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업구상때부터 네트워크 부문과 콘텐츠에 관한 부문을 비슷한 비중을 두고 준비해왔고 대기업 건설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인터넷서비스업체(ISP), 콘텐츠, 장비업체를 컨소시엄에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월 2만∼3만원 이하의 정액제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저가전략에 맞는 콘텐츠의 도입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시장경쟁에 있어서는 중소·벤처 업체들이 부담을 덜 느끼는 상황이다.
콘텐츠와 함께 사이버 환경을 구현하는 멀티미디어 장비 시장의 급성장도 예상된다.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활용은 기본적인 것으로 하고 기존 TV에서 바로 인터넷이 구현되는 인터넷TV 기술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며 전화와 컴퓨터를 하나로 합친 것과 같은 웹비디오폰 등의 보급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컴퓨터 활용능력의 유무를 떠나 사이버 환경을 구가할 수 있는 장비가 속속 선보이면서 사이버아파트 시장에 급속히 전파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객관 상황의 변화와 함께 초기시장 성과에 따라 사업자들 내부의 세력재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사업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지만 올 하반기를 거치면서 대체적인 초기 시장 윤곽은 잡힐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후발 중소업체들은 가입자 수와 기본적인 콘텐츠 제공 경험 등을 앞세워 다른 업체를 합병하거나 대기업 계열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향후 인수합병이나 대기업 컨소시엄 참여때의 지분 보장 등의 커트라인을 상위 5개 업체로 정해놓고 이 순위에 들지 않으면 현재의 시장경쟁조차 무의미하다는 극단적인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업체간의 합종연횡과 함께 서비스 품질의 향상과 가격인하가 대세로 굳어질 전망이다. 현재 가장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이라고 홍보되고 있는 랜 방식이 월 2만원 가량이지만 향후 무선서비스나 가입자 밀집형 장비의 기술 발전에 따라 좀 더 하락할 수 있는 여지는 갖고 있다. 또 이미 동영상 광고 시청에 따라 무료형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가격인하 압박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다.
사이버아파트 관련 시장의 승부수는 띄워졌고 승패의 향방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판가름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자 수를 부풀리는 방법은 아무런 변수가 될 수 없고 실제 승패는 얼마나 가입자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내볼 수 있는 내용과 형식 모두를 갖추느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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