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모든 산업의 기초소재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체 제조업에 파급효과가 큰 기간산업이다. 디지털경영을 통한 원가절감 및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양만큼 제때 공급되는 철강이야말로 제조업 활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각 제철소별로 수백만점에 달하는 거대한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철강제품을 효과적으로 유통하는 데 있어 디지털경영기법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다.
◇포항제철
POSCO는 연간 2600만톤으로 세계 최고의 조강생산량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철강회사다.
딱딱한 산업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일찍부터 생산자동화와 효율증대를 위해 투자해온 포항제철은 이미 지난 87년 철강VAN을 국내 최초로 가동한 이래 철강 분야 전자상거래(EC)를 실질적으로 리드하며 디지털경영체제를 굳혀왔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원료구매부터 관련 설비의 구매관리, 제품생산에서 유통까지 대외업무 전과정을 EC 시스템으로 처리해 온 것이다. 이후 97년 철강VAN시스템을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한 POS-OPEN시스템을 실용화해 주문신청, 출하정보, 생산진행정보, 품질보증서 발행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데 포항제철은 이 시스템으로 400여 협력업체와 성공적으로 거래하고 있다.
또 98년에 자재구매업무도 인터넷기반으로 확대해 서류와 설계도면을 구매요청부서에서 온라인상에 띄우면 자동처리되도록 구축했다. 현재 포항제철은 우량협력사 500여곳으로부터 기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공급사는 인터넷으로 구매정보를 파악하고 도면 및 제품 사양정보를 인터넷으로 검토한 뒤 가격만 입력하는 형식으로 바뀌게 됐다.
즉 신청·구매·납품·사용까지 업무를 인터넷에서 처리하지만 앞으로는 입찰과 전자내고, 공급사 발굴까지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은 그 동안 내부적인 업무효율화와 정보거래, EC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으나 거래당사자와의 업무 분야는 아직 미흡하다는 반성하에 공급사 및 고객사와의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상에서 전거래과정에 원스톱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제철은 사내 업무혁신(PI)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원자재 공급사, 고객사와의 모든 거래를 EC로 처리하는 e비즈니스를 본격 시작한다.
포철은 현재 판매부문 거래고객 324개사 중 74%에 해당하는 241개사, 구매부문은 1100개 원자재 공급사 중 711개사와 각각 주문서, 계약서, 세금계산서 등의 업무를 EC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05년까지 전세계 연간 7000억 달러 규모의 철강거래 중 절반 이상이 사이버 마켓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철강 EC 회사로 유명한 이스틸, 메탈사이트 등에 대한 벤치마킹에 분주한 모습이다.
결국 포항제철의 디지털경영체제는 철강업종이 갖는 정보인프라의 특성상 국내 모든 타업종의 기간산업 정보인프라와 연동되어 산업정보체계의 중추신경과 같은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철강업종 중소기업의 디지털경영
이 밖에도 중소 철강관련 회사들이 디지털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EC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독립적인 전자거래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고객사들이 웹을 통해 철강제품을 주문하고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EDI 형태로 교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이 가진 영세성으로 인해 단기간의 대대적인 투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철강제품의 원스톱구매가 가능한 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으며 베들레헴스틸이나 LTV스틸 같은 통합철강유통인터넷 사이트도 개설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철강제품의 공동판매는 물론 재고품이나 불요자재의 경매, 유통시스템과의 연동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제대로 된 디지털경영체제를 구축하려면 이처럼 제품정보조회부터 주문, 판매승인, 결제 등이 하나로 연결하는 웹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구매의사를 가진 고객사나 수요자가 웹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재고현황을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판매자는 송신된 주문정보를 즉시 파악하고 이를 직접 자사 애플리케이션이나 경영정보시스템(MIS)과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구매대금 청구서를 발송,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디지털화하려면 인터넷-EDI, 전자지불, 보안인증에 대한 요소기술 확보도 중요하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디지털경영체제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준비한 업체가 드물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철강제품거래를 주도하는 각종 상사들은 전문 철강포털설립을 중심으로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상사는 홍콩의 철강제품 무역 EC 업체인 아이스틸 아시아닷컴사와 공동으로 EC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이 합작회사에는 삼보컴퓨터·두루넷·e캐피탈 등이 대주주로 참여해 1000만 달러 규모의 자본금으로 출범한다.
SK상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철강제품 관련 무역 EC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과 동남아 화교를 기반으로 아시아지역의 철강분야 포털사이트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트레이드스틸닷컴(http://www.tradesteel.com)이라는 철강거래 포털사이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회사가 국내와 일본·대만·중국 등지에서 약 50개 기업이 주주로 참여해 60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시작할 방침이며 철강전문 EC 포털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보험·물류·금융 등의 서비스도 일괄제공키로 했다.
현대종합상사도 엔스틸닷컴(http://www.n-steel.com)이라는 철강무역 사이트를 상반기 중 설립한다는 계획하에 미국 이스틸닷컴사(http://www.esteel.com)와 제휴협상이 진행중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이스틸사의 네임밸류를 적극 이용해 아시아 지역 철강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목표다.
또 LG상사는 오는 7월께 철강전문 포털인 스틸라운드닷컴(http://www.steelround.com)을 만드는 등 주요 상사들이 앞다퉈 철강유통업에 디지털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들 포털사이트의 공통된 특징은 단순히 철강제품의 무역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물류와 금융, 검사 등 철강유통 전분야에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해 거래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경제의 쌀이라고 하는 철강산업에서 디지털경영환경의 구축은 내부업무 자동화로 체질 개선에 한창인 제철업계와 전문포털로 승부를 거는 철강 유통업체가 주도하는 셈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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