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전성기 맞은 카드류 주변기기>2회-생산설비 증설과 인력확보경쟁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설비와 인력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4∼5년 동안 펼쳐나가야 할 사업의 내용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세계 멀티미디어 카드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다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져 이처럼 급변하는 정세변화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2∼3년은 멀티미디어 카드분야가 컴퓨터용 부품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가전과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로 역할이 달라질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멀티미디어카드 업체들이 설비와 인력확보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다음 단계 시장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시장은 시그마컴을 비롯, 제이스텍·택산전자·아이지텔레콤·에바트T&C·성호정보통신·알토스씨앤씨 등이 8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하면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외주가공에 의존하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공장과 설비를 갖추는 사례다. 시그마컴과 제이스텍, 에바트티앤씨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들 업체는 자체 개발력을 갖추고 있는 중견기업이 대부분으로 생산시설을 갖춰 외형을 키우고 부품조달과 유통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시그마컴은 지난 1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동에 총 50억원의 자금을 투입, 1000여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종합 멀티미디어 제조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월 공장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갖고 오는 5월 초도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지난해말부터 제조와 생산설비 운용을 위한 인력 영입작업을 추진해 삼성전자의 전문인력을 영입한 바 있다.

에바트티앤씨도 안양에 25억원을 들여 자동화실장기술(SMT)에 기반한 생산설비를 갖추고 그래픽카드와 게임용 주기판 생산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SMT프로그래머 4명 등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삼보컴퓨터 등에서 총 30여명의 제조관련 인력을 확보했다.

알토스씨앤씨도 최근 서울 용산에 주기판 생산을 위한 SMT제조라인을 갖추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10여년 동안 추진해왔던 주기판 수입 판매를 줄이는 대신 올초 완성PC 사업에 진출한 이후 PC 부품 생산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생산체제를 대폭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로서는 최대 규모 생산설비와 생산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택산전자는 그래픽카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LCD모니터를 새로운 전략 아이템으로 추가, 고부가가치의 제품군을 갖춰나가고 있다.

가산전자와 두인전자 부도 이후 최대 수혜업체로 떠오른 제이스텍도 지난해 9월 성남에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짓고 주기판인 단군을 비롯한 그래픽카드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월간 15만장의 생산규모를 갖고 있는 제이스텍은 국내 제1의 OEM공급업체로 부상해 현재 삼보컴퓨터 수출용 PC에 60만장 규모의 주기판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옴니미디어, 성호정보통신도 사운드카드와 그래픽카드, PC카메라 등의 제조시설을 갖추기로 하고 올 상반기 생산을 위한 준비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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