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리콤이 모뎀사업부를 매각하고 대기업 대상 하이엔드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21일자 국제면 참조), 그 여파가 국내에까지 파급되면서 국내 네트워크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부문은 코어빌더로 대변되는 스리콤의 기가비트 백본스위치 제품군이다. 코어빌더 제품군은 익스트림이나 시스코 등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해외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는 전체 기가비트 이더넷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 초에도 한국통신에 코어빌더 제품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등 강세를 지속해왔다.
스리콤은 오는 6월 30일부터 제품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생산 중단사실이 발표된 21일부터 사실상 제품을 판매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한국쓰리콤 측은 『본사로부터 아직까지 정확한 방침이 내려지지 않아 코어빌더 제품군에 대한 뚜렷한 방침을 못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AS와 같은 유지보수 부문은 최소 3년 동안은 한국쓰리콤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쓰리콤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ADSL 사업자 장비인 DSLAM 사업 부문, 케이블모뎀 사업자 장비인 CMTS 등 신규 사업에 진출, 장기적으로는 매출 확대 여지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국내 기가비트 이더넷 장비 시장은 작년대비 87% 늘어난 320억원 정도 규모. 국내 근거리통신망(LAN) 장비가 작년대비 5% 안팎의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기가비트 이더넷 시장은 가장 뚜렷한 신장세가 예상된다. 한국쓰리콤은 이 분야에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매출목표를 수립했으나 상당부문 매출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스리콤의 이번 구조조정으로 기가비트 이더넷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들의 시장 쟁탈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는 올 초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익스트림네트웍스. 한국익스트림네트웍스(대표 박희범)는 이미 스리콤과 제휴로 스리콤 제품과 완벽한 호환성을 갖춘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를 판매하고 있어 한국쓰리콤 사이트의 업그레이드 물량이나 증설물량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영업력이 이를 뒷받침하느냐가 과제. 또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한국노텔네트웍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그 동안 한국쓰리콤에 밀려왔던 대형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이를 계기로 더욱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익스트림의 시장 수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리콤의 급작스런 기가비트 이더넷 사업포기는 최근 제품을 내놓고 시장진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내 업체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에서는 미디어링크가 연초 기가비트 이더넷 백본 스위치를 출시한 데 이어 다산인터네트, 쌍용정보통신 등도 올해 중반께 기가비트 백본 스위치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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