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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중국인 지사장을 만나 나는 내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그를 일명 진 박사라고 불렀다. 생물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학자는 아니었다. 그의 나이는 서른 안쪽으로 젊었고, 막연하게 당 간부라고는 했지만 실제 직책은 공안부 비밀 요원(정보 기관원)이었다. 양자강 홍수 예방에 대한 취지는 매우 진취적이고 건설적인 것이어서 그에게 호감을 주었다.
『양자강이 범람하여 홍수가 지는 것은 큰 문제지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영웅적인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돈이 많이 드는 일이겠지요?』
『댐을 만들고 그 댐을 연계해서 물 관리를 해야 합니다.』
『양자강에 여러 개의 댐을 건설한다는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으나, 돈이 많이 들어 착수를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댐을 세우면 물이 불어 풍광을 해치는 일이 발생해서 일부에서는 반대하고 있지요.』
『댐을 건설함으로써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어느 나라나 안고 있는 문제점이지요. 우리나라도 동강이라고 강원도에 아름다운 강이 있는데, 거기에 댐을 건설하려고 하지만 자연 파괴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요. 그러나 양자강의 경우는 좀 다를 것으로 봅니다. 워낙 길고 큰 강이라서 수해 조절 기능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압니다.』
『그 점에 대해서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그 일은 수리부(수자원공사)에서 하고 있으니 그쪽 사람들을 소개시켜 드리지요.』
유 회장과 나는 하얼빈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북경에 다시 들러서 수리부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진 박사는 북경이 초행이라는 나의 말을 듣고 관광할 것을 권했다.
『만리장성과 자금성을 둘러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구경은 다음에 하지요.』
나는 중국을 십여 차례 다니는 동안 바로 눈앞에 있는 자금성을 비롯, 만리장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만큼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일을 성사시키기 전에 관광을 한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그곳에 가서 문화 유적을 돌아본다고 해도 그것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하얼빈에서는 기업체 만토집단 사람들이 권해서 태양도와 731부대 현장을 구경했다. 하얼빈 핑파오에 있는 731부대 현장은 당시 인적이 없는 벌판이었으나, 지금은 도시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 회장이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 장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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