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뉴스에 한국의 특허출원건수가 연간 10만건을 넘어서 세계5위의 특허강국으로 도약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우리나라는 출원건수로만 볼 때 특허강국임에 틀림없으나 해외로 빠져나가는 특허로열티가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특허관련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허와 관련된 문제 가운데 첫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특허내용의 질적차원에서 볼 때 원천기술(핵심기술)이 매우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원천기술과 대별되는 상용화기술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뿌리없는 나무가 존재할 수 없듯이 원천기술 없이는 제품의 존재가 무의미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 지불액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실례로 요즈음 국내업체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이동전화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은 일반 국민들이 아는 바로는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국내 주요 통신업체들이 미국통신회사인 퀄컴에 지불한 로열티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4500억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원천기술 사용료인 것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고부가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가치있는 원천기술을 창출해 낼 수 없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는 단기투자로 회사이익을 빠른 시간에 요구하는 우리기업의 풍토가 기초과학과 시간, 돈이 투자되는 연구개발 형태를 기피한 결과의 필연적 산물이다.
두 번째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특허의 주체세력인 발명자의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이 한두 종류의 핵심기술로만 제품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특허안 창출에서부터 최종단계인 제품의 양산까지 도달하는데 수많은 산맥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명자의 특허안을 제품화시키기 위해 검토를 하다보면 해당 전문 공학분야를 무시한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현실적으로 특허출원건수대비 실제제품화의 비율은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때문에 특허창출 초기단계에서 전문성이 충분히 고려돼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기업의 특허관리체계에서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허구성이다.
실제로 기업에서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한 뒤로 기업의 연구개발, 기술인력들에게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이 실적위주의 평가고 또한 그 과정에서 출원건수가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결과로 특허내용의 질적수준보다는 실효성과 가치가 매우 의문시되는 실적위주의 특허가 다량출원되고 있는 것이 우리기업의 특허관리의 현주소다.
생명력이 없는 특허 관리비용은 기업 혹은 개인의 불필요한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이것이 결국 국가경쟁력의 저하로 직결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정열을 가지고 기업과 발명가들이 창조에 도전한다.
그러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받는 기업과 발명가는 극히 소수다. 성공한 극소수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리지만 압도적 다수는 경제적 손실과 절망에 휩싸이게 된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우리나라는 진정한 특허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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