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시장 1위를 놓고 알테라와 자일링스가 한치의 양보 없이 경합하고 있다.
부동의 1위로 여겨졌던 알테라가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자일링스와 수위다툼을 벌이는 상황에 몰린 것은 지난해 자일링스의 약진 때문이다.
자일링스는 지난해 중반에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급 제품인 「버텍스」를 출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반면 알테라는 FPGA급 제품인 「아펙스」를 자일링스에 비해 뒤늦게 출시하는 바람에 시장을 선점당했다.
PLD시장에서는 신제품 개발을 통한 선점이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일링스는 「버텍스」사업의 호조로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96년 이후 처음 매출액에서 알테라를 제쳤다며 그동안 밝히기를 거부했던 매출자료까지 이례적으로 상세히 공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2500만달러 정도다.
이에 대해 알테라측은 자일링스의 매출액이 지난해 대폭 늘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자사가 국내 1위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면서 자일링스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두 업체 중 어느 업체도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엇비슷한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회사가 올해 시장경쟁에서는 동일한 출발선에 선 셈이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올해 사업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업전략에 따라 1위 업체가 판가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일링스는 광전송·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케이블모뎀 등 그동안 강점을 보인 초고속 유선통신시장 개척을 통해 확고히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올해 한국통신·하나로통신 등의 서비스사업자들이 초고속 기간통신망 확충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매출액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무선통신쪽에서 우위를 보였던 알테라는 IMT2000·무선가입자망(WLL) 등 굵직굵직한 무선통신 분야의 프로젝트들이 올해 국내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자 그동안의 고전에서 벗어나 국내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혁준기자 j une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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