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EMI 전격 합병 파장.. 음반시장 "새판짜기" 시동

 미국 최대의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가 24일 5대 음반 메이저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EMI사를 전격 인수·합병키로 발표함에 따라 음반시장에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신년벽두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합병을 선언,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타임워너가 불과 2주만에 또다시 EMI 인수를 발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유니버설뮤직·워너뮤직·BMG·소니뮤직·EMI의 이른바 황금분할 구도가 완전 붕괴되고 지난해 폴리그램을 인수·합병, 급부상하고 있는 유니버설뮤직과 이번에 EMI를 인수한 워너뮤직이 사실상 음반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워너뮤직은 정통 레이블을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하고 있는 EMI를 끌어들임으로써 예상밖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며 그동안 열세를 보여온 아시아지역, 특히 한국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보장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워너뮤직의 EMI 합병작업이란 틈 바구니속에서 절치부심하고 있는 BMG와 소니뮤직의 행보다. 이들도 입지 강화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연초 BMG의 모기업인 독일의 베텔스만 그룹이 EMI나 소니뮤직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것도 타임워너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 이를 저지해보려고 한 BMG의 고도의 지연전술에 의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EMI가 워너 진영으로 들어간 만큼 BMG의 베텔스만은 소니뮤직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니뮤직인데, 베텔스만의 기업합병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느냐는 점이다.

 소니뮤직 또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매머드급 음반사의 출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이 문제는 타임워너처럼 쉽사리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소니의 그룹 정서를 아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따라서 세계 음반업계는 당분간 유니버설뮤직과 워너뮤직이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BMG와 소니뮤직이 이를 뒤쫓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음반업계의 분석이다. 이 경우 BMG와 소니뮤직의 부침현상은 상대적으로 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합병에 따라 두 회사의 국내 지사도 합병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너뮤직코리아와 EMI코리아는 이미 합병 계획을 사전에 본사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본사의 합병 절차에 따라 인수·합병 작업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국내 음반시장에서 EMI코리아와 워너뮤직코리아의 매출액은 각각 138억원, 144억원이었으나 이를 합칠 경우 282억원을 넘어선다. 이같은 금액은 252억원이었던 업계 선두 유니버설뮤직을 앞서는 것이며 합병효과가 지속될 경우 워너뮤직은 한국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사의 결합설이 떠돌고 있는 소니뮤직과 한국BMG도 같은 기간 합친 매출액이 293억원에 달해 만약 소니뮤직과 BMG가 손을 잡는다면 완벽한 3각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음반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메이저사들의 합병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음반업체들도 합병이라는 대세에 편승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존 음반유통시장의 변화와 온라인유통 등은 업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국내 음반업체들도 이에 대응, 합병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음악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음반시장은 일대 변혁을 맞게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음반업계도 해외 메이저처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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