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헤게모니는 「정보인프라의 확충」에 달려 있다. 전세계 국가와 기업들이 보다 빠르고 폭넓은 정보통신로를 개척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구촌시대를 맞아 전파월경(Spillover)에 경제적 가치가 부여되다 못해 국력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지면서 하늘에 인공제작한 별(위성)들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더구나 위성의 상업화가 빨라지면서 지구 반대편까지 포괄하는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의 구현이 목전에 다가왔고, 장차 TV·전화·컴퓨터도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위성통신·방송을 안방에 구현하기 위한 관련 서비스와 장비들이 앞다투어 소개되고 있으며 그 산업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따라서 위성통신·방송의 가치제고, 관련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위성통신·방송의 특징=무엇보다 「광역성」에 시선이 모아진다. 지구로부터 3만6700㎞ 떨어진 정지궤도에 올려진 위성은 최대 지표면의 3분의 1을 커버할 수 있다. 넓은 지역을 동일한 통신대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무궁화 위성은 한반도, 중국과 일본의 일부를 주요 서비스 대상지역으로 삼고 있다.
또 1 대 다지점간 동시전송(Broadcasting)이 가능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수Mbps급으로 고속 전송할 수 있다. 이밖에도 안테나와 부속장치만으로 간단하게 회선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도서벽지나 산악지대 등 지리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으며 홍수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 무관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폭우에 따른 전파감쇠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데이터 전송속도가 상·하향이 균일하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이같은 단점들은 디지털 압축기술 발전에 따른 첨단 통신 프로토콜이 등장하는 추세여서 장차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위성통신·방송의 산업적 파급효과 및 시장전망=정보통신부는 국내에서 오는 2005년까지 약 30조원의 위성방송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방송사의 위성방송 중계시설과 스튜디오 투자비용으로 1조5800억원, 위성방송수신기와 PC용 수신카드 등 수신장비 5조3000억원, 방송 소프트웨어 2조6000억원, 디지털 콘텐츠 4조7000억원, 디지털TV 15조4000억원 등의 관련산업 파급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산업계의 역량이 취약한 디지털 영상콘텐츠 분야에서 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돼 관련산업 발전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 인터넷 데이터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위성통신 수요가 더불어 증가할 전망이다.
전세계 위성인터넷 시장은 지난해 8억달러, 올해 11억달러, 내년 13억달러, 2002년 17억달러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는 2003년 전체 인터넷 예상가입자 1600만명의 2∼7.5%인 32만∼120만명이 위성인터넷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위성산업 동향=우리나라 위성산업은 90년대 초반 무궁화 위성, 우리별 위성, 다목적 실용위성사업이 추진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무궁화 위성사업을 통해 국내 기술진이 위성체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다목적 실용위성사업을 미국 TRW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했다.
또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센터와 영국 서리대학이 공동 추진한 우리별 위성사업을 통해 소형 위성의 국산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국내 위성기술은 지구국장비, 위성통신 중계기분야에서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97년 IMF의 충격으로 위성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시련을 맞았다. 또한 지난해까지 통합방송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통신·방송용 무궁화위성 3기로 300여 위성방송채널 공급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개 채널만을 시험운용하는 데 그친 결과, 지난해 7월말까지 약 84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무궁화 3호 위성도 매월 47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통합방송법이 통과돼 본격적인 시장부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와 PC용 위성수신카드업계가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면서 위성통신·방송의 대중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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