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최대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이 3위 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을 전격 인수, 세밑을 뜨겁게 달궜다. 5개 사업자가 난립, 중복 과잉투자 시비가 그치지 않았던 이동전화시장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기업간 인수라는 점에서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인수로 가입자 기준 57%, 매출액 대비 60%라는 거대 사업자가 등장하는 셈이어서 곧바로 독점시비로 이어졌고 현재 공정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011의 017 인수로 IMT2000사업자 선정을 앞둔 기간통신사업자의 짝짓기는 새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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