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은 지난 95년 10월 27일 처음으로 종합주가지수 1001.37을 기록한 이후 3년 8개월만에 1000고지를 재탈환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는 정보통신,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종목이 주도주로 급부상하면서 여타 업종과의 주가차별화가 극명하게 진행되는 등 주식투자자간 명암이 어느 해보다도 두드러졌다.
거래소
연초 종합주가지수 587.63으로 시작한 주식시장은 증시폐장일인 지난 28일 연초보다 74.95% 상승한 1028.07로 마감,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1000고지에 안착했다. 일일평균 거래량도 지난해의 9722만주에 비해 185.12% 증가한 2억7862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지난해의 6604억원에 비해 426.20% 늘어난 3조4750억원에 달했다. 고객예탁금도 지난 9월 사상최고치인 12조4582억원을 기록, 고객예탁금 10조원시대를 열었다.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통신, 인터넷 등 IT주의 초강세. SK텔레콤이 400만원대 주가시대를 연 데 이어 시가총액에서도 한국통신,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에 이어 데이콤이 연말 포항제철을 제치고 5위권에 진입, 거래소시장의 「빅5」가 IT종목으로 완전히 교체됐다. 이외에도 현대전자, 삼성전기, LG전자, LG정보통신, 삼성전자우선주 등 5개 종목이 나란히 순위에 올라 총 10개 IT종목들이 시가총액 20위에 포진, 주가차별화를 선도했다.
주가상승률에 있어서도 IT 종목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전자상거래의 대표주자인 한솔CSN이 최근 인터넷 관련주들의 급등세에 힘입어 연초 740원보다 1798.7% 오른 1만4050원을 기록, 최고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삼보컴퓨터(1418.1%), 데이콤(1065.3%), 다우기술(982.2%), 대원전선(726.3%), 산내들인슈(593.9%), 금호전기(504.3%), SK텔레콤(482.3%), LG정보통신(469.7%) 순으로 대부분의 IT종목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인터넷 바람과 함께 사이버주식매매가 급증한 것도 올해 주식시장의 기록적인 사건 중의 하나. 값싼 수수료를 앞세운 사이버거래는 전체 주식약정금액 대비 40%선에 육박하면서 주식시장의 새로운 거래수단으로 떠올랐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사이버 거래규모는 546조8363억원으로 지난해 22조4677억원보다 23배나 증가했고 전체 활동계좌의 24.6%가 사이버계좌로 집계됐다. 5대 증권사의 경우 사이버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 지난해에 비해 2862% 증가한 207조2846억원(3·4분기까지 집계)에 달했다. 주식계좌도 전체 활동계좌의 24.6%가 사이버계좌로 대체됐다.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 타 업종의 부러움을 샀다.
대우사태에 따른 예상손실 부담에도 불구, 24개 증권사의 올 회계연도(4월 1일∼2000년 3월 1일) 예상순이익이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3조8848억원에 달하고 12월 결산법인은 지난해 사상최대 적자(6조9450억원)에서 12조8284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세계증시의 동조화현상도 올해 증시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미국시장 동조화가 두드러져 올해 코스피지수와 다우지수의 상관계수가 0.9에 육박했다. 나스닥지수는 특히 코스닥시장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면서 전날의 나스닥지수 동향과 업종·종목 등락을 주요 투자지표로 활용하기도 했다.
지수뿐 아니라 주도주의 흐름도 보조를 맞춰 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터넷주의 강세장을 연출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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