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이동전화단말기> 해외시장 동향

◇내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 전망

 오는 2000년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업체들의 시장 규모는 올해에 비해 60% 늘어난 4억1000만∼4억5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세대이동통신인 IMT2000서비스를 1, 2년여 앞두고 있지만 내년도 세계시장은 더 작고, 더 많은 기능적 특징을 부가한 제품을 기반으로 6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업체들에 공통적인 현상이다.

 고객들의 수요가 생산자의 공급량을 넘어서는 수요초과 현상을 보임으로써 99년 하반기 이후 제조업체들이 전세계적으로 100%의 라인가동 양상을 보여주었다. 물론 제품가격도 많은 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노키아·모토롤러·에릭슨 등 선발 3사를 뒤따르는 지멘스·필립스·알카텔 등도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낼 전망이다.

 세계적인 공급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체들이 생산력을 증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년도 주요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100% 이상의 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

 데이터퀘스트가 최근 입수한 세계 주요 기업의 2000년도 생산계획에 따르면 이들은 내년도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는 한편 완전가동 체제에 들어간다. 즉 세계 1위의 핀란드 노키아가 생산력을 1억5000만대로 늘리는 작업에 들어가며 올해보다 100% 증가한 850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200만대를 출하한 스웨덴 에릭슨도 내년도에는 거의 2배 규모인 6000만대를 쏟아낼 전망이다.

 또 올해 7000만대 생산규모를 예상하고 있는 모토롤러는 2000년에 1억1000만대를 생산해 전세계 시장의 25%를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00만대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지멘스도 내년도에 135%이상 성장한 260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알카텔은 내년도에 출하를 50%이상 늘려 1700만대로 가져갈 계획인 가운데 세계 GSM단말기 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덜란드 필립스도 올해 900만대였던 출하규모를 내년에는 1800만대로 늘리면서 70%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내년도에 2200만대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마쓰시타만이 99년에 유럽시장에서 심각한 경쟁속에 가격 잠식현상을 보이면서 유일하게 입지를 잃어버린 회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같은 호경기로 인해 그동안 이 분야에 투자해 오면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던 업체들이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시장환경 변화속에서 그동안의 가격잠식 부분은 지난해에 비해 15%정도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모토롤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팬택·텔슨전자·어필텔레콤 등이 내년도에 100%이상 증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메이저 가운데서는 올해 1600만대를 생산한 삼성전자가 40% 증가한 2200만대 증산하는 것을 비롯, 주요 업체들의 생산도 50%이상 늘어난다.

◇국내업체 수출 활발해진다.

 지난 하반기 이후 전세계적인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황금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도 급상승세를 띠기 시작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시장은 올해부터 오는 2003년까지 5년간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수출시장 개척에 대비한 움직임도 부산해졌다.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주요 단말기 업체들은 최근 세계적 CDMA서비스 확산 붐에 힘입어 올해 적어도 40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7억달러 미만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무려 6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들 업체의 황금어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주무대로 브라질·베네수엘라 등 중남미권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아직 수출규모는 작지만 CDMA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는 멕시코·칠레 등 여타 중남미 국가는 물론 중동국가들도 놓칠 수 없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권 국가들도 CDMA서비스를 준비중이어서 동남아시장 확대 전망도 밝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계기로 CDMA서비스를 시작하는 호주도 빼놓을 수 없는 고객이다.

 한국산 CDMA단말기가 주목받는 것은 우리나라가 이미 서비스와 단말기 제조분야에서 세계적인 성능을 인정받았기 때문. 올해까지 2300만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한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제품 성능 및 시장이 맞아 떨어지면서 수출확대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로는 올 연말까지 삼성전자가 16억달러, LG정보통신이 7억달러, 현대전자가 4억달러, 미국 모토롤러에 OEM수출중인 텔슨과 팬택이 5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전망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내년에도 최소한 50%이상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상되는 수출규모는 적어도 60억달러를 넘어선다.

 CDMA단말기를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국내업체들에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상황은 『없어서 못판다고 할 정도로 좋다』는 말로 요약된다.

◇수출의 걸림돌은 없나

 최근 세계 시장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간신히 엮어낸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첫째, 최근 대기업의 핵심인력이 국내 기업끼리, 또는 국내에 연구소 설립을 추진중인 대만 및 핀란드 등의 연구소로 잇따라 유출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는 날로 치열해져 가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는 주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반드시 스카우트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한국의 우수한 설계인력을 탐내면서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는 점도 순수 토종기업들로서는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이같은 현상이 결국 국내 기업들끼리의 과당 인력스카우트 경쟁으로 번져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둘째,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간에 보여지는 과당 가격경쟁 양상이다. 뚜렷한 업계의 대응과 자성이 없는 한 우리 업체는 제살깎기식 가격경쟁 외에도 외국 경쟁업체의 추격과 해당 수출국의 규제 분위기라는 삼중고를 겪어야 한다.

 CDMA기술분야에서 급격한 추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동향도 심상치 않아 조만간 우리의 최대 경쟁국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업체들에 「노마진」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셋째,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도시바·NEC·산요·일본전장 등이 우리업체들을 견제하면서 급속히 추격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CDMA분야는 아직까지 우리업체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언제든지 튀어올라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시장 진출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중국의 CDMA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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