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에인절의 본고장이면서 전세계적으로 에인절 투자가 가장 활발한 나라다. 에인절은 원래 1920년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공연을 추진하던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던 사람들을 칭하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헨리 포드의 자동차 제국도 1903년 4만달러를 투자한 다섯명의 에인절 덕분에 출범할 수 있었다. 에인절 제도는 1933년부터 미국의 증권법에 의해 규정됐다.
미국에서 에인절로 활동중인 사람은 100여만명. 대개 재력가나 사회지도자들로 구성돼 있다. 직업적인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1년에 120억달러 정도를 신생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반면, 에인절 투자가들은 이보다 5배 많은 연간 6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에인절의 투자건수도 벤처캐피털보다 20배가 넘는다. 개인 투자가들은 보통 4∼5건에 분산 투자하는데 일반적으로 투자주식은 5년 정도 보유하며 투자액의 4∼5배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에인절들은 벤처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서면서 미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자본을 창업초기 단계에 있는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벤처캐피털과 함께 신생 벤처기업들의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를 한 신생 기업의 기업공개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흔하다.
미국의 대다수 도시에는 에인절 밴드를 비롯해서 전직 기업가·벤처캐피털리스트·변호사·회계사 등에 의해 운영되는 에인절 관련기관들이 있다. 에인절 밴드는 보통 2만∼200만달러를 신생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분석적 방법보다는 짧은 시간에 직관에 의존해서 투자결정을 내린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또 투자시 제품이나 시장기회보다 기업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내 에인절들의 유형 가운데 하나인 「DDF(의사, 치과의사, 친구·친척) 에인절」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가들에게 대부금이나 투자금을 되돌려 달라고 쉽사리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벤처기업가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과거 벤처기업을 직접 이끈 경험이 있는 성공한 사업가들이 또 다른 에인절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같은 유형의 에인절들은 벤처기업의 성공 요인을 몸소 체험한 만큼 투자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 이들은 또 단순히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기업의 비상근 이사 등으로 참여해 경영 조언을 하거나 임원을 직접 파견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에인절들은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서 있게 마련인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방과정에서 다른 위험이 나타나면 이를 관리해서 줄이는 노력과 위험을 예지하고 관리하며 줄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가와 에인절이 「리스크 테이킹」 과정에서 서로 협조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기업가가 실패할 경우에도 국내의 경우와 다르게 끝맺음이 깨끗하다.
온기홍기자 J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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