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적 영웅을 소재로 한 PC게임의 수입 허용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화제의 게임은 일본 고에이가 제작한 「노부나가의 야망-천상기」. 국내 수입원인 비스코(대표 이지영)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이달 초 심의 신청을 낸 작품이다.
이 게임은 일본 전국시대 군웅들의 패권싸움을 다룬 소설 「대망」을 시나리오로 해 고에이가 93년 도스 버전에 의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으로 만든 것. 이번에 심의 신청을 제출한 작품은 「윈도 버전」이다.
비스코는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조선침략을 암시하는 내용을 비롯한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왜색이 짙은 대화들을 완곡하게 고치는 등 등급심의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현재까지 이 게임에 대한 등급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게임의 소재와 내용이 왜색적인데다 정부의 대일 문화개방 방침 천명에도 불구, 이를 허용할 경우 게임쪽이 너무 앞서 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소위원회의 관계자는 『사무라이를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만화 등의 수입이 이미 개방된 상황에서 게임물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게임의 경우 소비자층이 주로 청소년이라는 특수성과 그들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그 문제는 전적으로 영상물등급위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못박고는 『그러나 정부측의 입장에서는 일본 문화상품에 대한 개방의 속도가 탄력이 붙겠지만 민간단체의 경우 완급을 조절하는 등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입원인 비스코측은 『「노부나가의 야망」을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삼국지」 「징기스칸」 등과 마찬가지로 역사시뮬레이션게임의 하나로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일본 영웅의 이름이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공의 국적이 어디든지 간에 게임이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신세대들의 시각과 임진왜란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일본의 영웅을 국내 청소년들이 흠모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기성세대의 입장이 혼재된 가운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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