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인터넷산업이 아직 투자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다. 적자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줄어들 줄 모른다. 인터넷 인구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의 수익구조는 제자리 걸음이다. 한편으론 인터넷 인구가 늘어난 만큼 쇼핑몰업체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미래가치 편중으로 현재의 적자를 당연시하는 것이다.
지속되는 적자를 안고 인터넷산업이 얼마나 클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또 영세한 중소 쇼핑몰이 적자운영을 지속할 경우 생존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현실도 감안해야 할 문제다.
인터넷 쇼핑몰이 적자운영을 감수해야 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선점만을 내세워 무작정 쇼핑몰 개시부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산업의 현실을 보기보다는 쇼핑몰 확보부터 먼저 하자는 식이다.
최근 조사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인터넷 쇼핑몰은 줄잡아 2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매출이 일어나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쇼핑몰은 800여개. 그러나 800여개의 쇼핑몰 역시 대부분 투자단계로 수입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다. 6.4%만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마케팅이 정상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또한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다. 여기에 생산성이 떨어지는 운영 또한 적자 요인이 되고 있다.
800여개 쇼핑몰의 일일 평균 접속자 수는 3515명이다. 백화점 등 종합쇼핑몰은 평균 6593명이 접속하고 전문 쇼핑몰은 이보다 훨씬 낮은 2108명이다. 또 평균 구매자수는 42.7명으로 전체 접속자 중 구매자의 비율은 7.2%에 해당된다. 종합쇼핑몰이 82.3명으로 4.7%며 전문 쇼핑몰은 27.9명으로 8.1%다. 구매단가도 평균 18만2037원으로 종합쇼핑몰은 5만8000원, 전문쇼핑몰은 22만2350원이다.
이에 반해 쇼핑몰의 월평균 운영비용은 400만원이 든다. 종합쇼핑몰이 800만원의 운영비용이 들며 전문쇼핑몰은 270만원이 소요된다. 또 개점 평균비용은 7600만원으로 종합쇼핑몰 1억2000만원, 전문쇼핑몰이 6300만원이 든다. 운영인력은 평균 3.5명으로 종합쇼핑몰 6.2명, 전문쇼핑몰의 경우 2.6명이 투입된다.
특히 쇼핑몰의 매출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는 종합쇼핑몰의 경우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지속적인 광고마케팅을 벌여온 만큼 쇼핑몰에서도 부가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입장이다. 전문쇼핑몰 역시 일부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업체만이 현실적인 매출달성을 구가하고 있을 뿐이다. 대규모 자본과 막강한 마케팅력을 보유한 업체가 전체 인터넷 쇼핑몰의 통계수치를 상향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이름만 걸어 놓고 실질적인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 업체의 경우 적자는 또 다른 적자를 낳는다. 계속되는 신생업체 출현으로 가격인하 경쟁은 갈수록 골이 깊어진다. 여기에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업체들이 갖고 있는 물류망을 별도로 아웃소싱해야 하고 카드결제 수수료를 공제하고 나면 이익이 별로 없다. 또 실질적인 수요층인 여성 인터넷인구가 20%선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들 영세 쇼핑몰업체의 적자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데이콤 EC사업본부 이병철 본부장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쇼핑몰의 경우 먼저 차별된 상품과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관리 운영비용을 줄이고 고객지원 프로그램, 이벤트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는 보관, 유통, 택배 등 부가지원의 안정화와 무작정 인하하고 보는 가격정책보다는 현실성 있는 질 위주의 가격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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