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국내기업들의 중국시장에 대한 시장접근을 확대시켜 줄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김각중) 주최로 3일 오후 전경련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0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재욱 연구위원은 『중국이 WTO가입으로 단기적으로 관세인하, 수입쿼터 철폐 등 비관세 장벽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전재욱 연구위원은 우선 『대중 교역부문에서 수입장벽 완화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중국의 생산기술이 떨어지는 가전과 통신기기 등 하이테크 분야와 공산품용 원부자재, 장비·기술에 대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WTO가입 이후에도 상당기간 각종 행정규제로 수입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개방이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으로 행해져 중국 내수시장에서 외국기업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 및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중 투자에 있어 법규·정책·제도가 보다 투명해지고 내국민 대우 원칙, 정책 조치상의 공평성 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도 중국의 WTO가입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즉 △중국산 원부자재 사용의무 △수출이행 의무비율 △외환수지 평형 의무 등 무역·투자 조치 관련 규제가 폐지 또는 완화돼 투자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WTO가입은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WTO가입으로 경제체제를 WTO 수준에 맞게끔 투명하게 개방하고 시장경쟁과 효율에 입각한 경제체제로 점차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중국의 대외경쟁력이 강화돼 한국에 위협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미 중저가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강력한 견제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WTO가입으로 제품경쟁력마저 높인다면 국내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재계의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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