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과학> 레이저 엔진

 만약에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엔진에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초고온 플라즈마를 견딜 수 있는 소재를 값싸게 만들 수 있다면 애써 비싼 휘발류 자동차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레이저 엔진이란 물이나 카본을 연료로 하고 여기에 고출력 레이저를 외부에서 쪼여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든 다음 플라즈마로 추진력을 얻는 원리의 꿈같은 최첨단 엔진.

 현재는 위성의 궤도 수정을 위한 궤도변환시스템용으로 응용이 검토되고 있지만 2020년경에 가서는 소재개발 여하에 따라 그 범위가 일반 운송수단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궤도변환 수송시스템이란 저궤도에 있는 위성을 정지궤도까지 올리는 수송시스템. 현재 궤도변환 엔진으로 이용하기 위해 화학추진·전기추진 등 여러 종류의 엔진방식이 미국·러시아·유럽 등에서 연구되고 있다.

 일본 항공우주기술연구소가 오사카대학 및 레이저종합연구소와공동연구를 통해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 인공위성의 궤도변환 수송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레이저 엔진의 모델실험을 최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함으로써 그 실현을 가시화했다.

 연구팀은 추진장치를 진공용기 안에 넣고 우주환경과 같은 환경을 만든 다음 지름 약 3㎝의 노즐에 순간출력 100㎿, 펄스폭 10㎱, 연속출력 10W 상당의 펄스레이저를 쪼여 약 50만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이로부터 추진력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실험결과 열팽창에 의해 노즐이 5㎜ 이상 뒤쪽으로 밀려나고 약 1㎜ 위쪽으로 들려졌는데 초당 100회의 레이저를 쪼일 경우 2밀리뉴턴(mN)의 추진력을 확인했다.

 또 지상에서 발사하는 로켓에 레이저엔진을 응용하기 위해 실시한 실험에서도 대기 중에서의 레이저 엔진이 큰 추진력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 경우 초고온 플라즈마와 함께 공기가 급격히 열팽창하기 때문에 진공에 비해 250배의 추진력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유리 파이프에 약 2㎝ 크기의 마이크로 노즐을 넣고 그 안에 있는 카본에 레이저를 쪼인 결과 마이크로 노즐이 중력을 거슬러 천천히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이번 실험에 사용한 레이저 강도를 약 10만배로 높이고 노즐 크기를 약 100배로 대형화할 경우 저궤도에서 헤매고 있는 인공위성을 며칠 동안에 정지궤도까지 견인할 수 있는 레이저 궤도변환 수송시스템이 실현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엔진이 재사용 가능하고 물과 카본이라는 염가의 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현재의 약 10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레이저엔진은 액체산소 등과 같은 극저온 연료를 이용하는 액체 로켓 추진체에 비해 물과 카본, 그리고 탱크와 단열재를 포함한 발사체 엔진의 중량이 지극히 가벼워져 발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멀지 않아 인공위성 발사체로 적용될 전망이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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