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국내 진출 4년째 맞은 SAP코리아 최해원 사장

 독일이 낳은 소프트웨어 거인기업 SAP가 지난 1일로 국내진출 4년째를 맞았다. 첫해 13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던 SAP코리아는 지금 직원 150명으로 훌쩍 성장해버렸다. 그러나 이 정도의 규모도 SAP의 이름값으로는 다소 미약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지난 97년 20여년의 IBM맨 생활을 청산하고 SAP코리아의 사령탑에 취임했던 최해원 사장(50)은 『98, 99년의 IMF 한파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2년여 동안 나름대로 조직 정비에 힘써왔고 2000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었다는 데서 위안을 얻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제는 워낙 지명도가 높아져 SAP나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설명해야 하는 수고도 많이 줄었다. 최 사장은 『고객들이 오히려 ERP를 넘어 전자상거래, CRM, SCM을 얘기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적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2000년에는 실질적인 산업계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동안은 SAP코리아가 ERP 패키지를 파는 회사였지만 이제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는 점도 덧붙였다. 최 사장은 그동안 재무관리, 인사관리, 생산관리시스템 등 ERP 패키지의 기능을 중심으로 짜여졌던 조직을 금융·통신·서비스 등 산업별 솔루션 중심으로 정비했다.

 SAP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하나 있었다. 없는 기능이 없을 정도로 제품은 뛰어나지만 『덩치가 커 시스템 구현은 어렵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평가에 단호하다. 초기 고객들이 대기업이었다는 데서 그런 인식이 생긴 것 같다는 최 사장은 이제는 중소기업에서도 SAP를 찾고 있고 그런 사이트도 많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 사장은 또 중소기업에 걸맞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SAP의 노력을 최근 발표한 「mySAP.com」을 들어 강조한다. 「mySAP.com」은 SAP가 올해 본사차원에서 발표한 웹 기반의 ERP 애플리케이션 호스팅 서비스. 최 사장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SAP를 대표하는 「R3」패키지보다도 더 기념비적인 제품이라는 것.

 『ERP는 이제 프로젝트가 아니라 플랫폼(인프라)입니다.』

 이 말 속에는 2000년 SAP코리아의 도약에 대한 최해원 사장의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는 듯하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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