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평가심사-가격경쟁 방식 병행 "사업자는 3~4개 적당"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방식을 싸고 정부와 관련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사업계획서 평가와 가격경쟁 방식을 병행해 3, 4개 사업자를 선정하고 중복 과잉투자를 막기 위해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사업권을 내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13일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김영환(국민회의) 의원은 『1차 제안서 평가심사, 2차 출연금(상·하한선) 심사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현행 허가방식은 신청업체가 모두 출연금 상한액을 제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계획서 심사만으로 사업자를 선정, 공정성과 신뢰성, 투명성 및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통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격경쟁방식(주파수경매제) 역시 재벌의 경제력 집중, 특정사업자의 주파수 독점, 경매비용이 이용요금으로 전가돼 서비스 확산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은 1차 사업계획서 평가, 2차 출연금 상한선 폐지에 따른 최고액 방식이 바람직하며 사업자수는 3, 4개가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리는 무차별 주파수경매제 도입보다는 우선 사업계획서 심사를 통해 대상사업자를 압축하고 이들이 참여하는 2차 경매제를 실시하자는 것으로 현행 심사평가방식과 경매제를 사실상 병행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이를 주장한 김 의원이 집권 여당의 실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말로 예정된 IMT2000 최종 사업자 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조영재(자민련) 의원은 『IMT2000이 개인휴대통신(PCS) 이상으로 과열·중복 투자가 우려된다』며 『이를 기존 이동전화의 기술발전으로 정의, 5개 이동전화사업자를 중심으로 사업권을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우리보다 한발 앞선 일본은 이미 3개 사업자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히고 『기존 5개 이동전화사업자를 중심으로 2개 사업자가 컨소시엄을 형성할 경우 이를 우선 배정하는 것』도 대안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들 외에도 유용태(국민회의) 의원 등이 주파수 경매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며 이의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주장, 정통부의 최근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 의원은 정통부가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정책 부재」 「무책임 행정」의 표본이라고 질타하고 정부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방식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또 내년 6월까지 선정방식 결정, 내년말 사업자 선정이라는 정통부의 IMT2000 사업추진 일정은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최대한 앞당겨 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혼선을 덜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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