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N세대의 두 얼굴 "개성과 참여.지나친 탐닉"

 N세대는 언제나 새로운 나만의 것을 추구하고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 직접 참여하는 것을 선호한다.

 독립심과 자율성도 높다. 한마디로 「개성과 참여의 세대」가 바로 N세대다.

 일찍부터 N세대의 부상을 예고한 돈 탭스콧은 『어릴 적부터 디지털 문명에 익숙해져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본격적인 사이버 세대로 아날로그 매체인 책, 신문보다 디지털매체인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모든 문화를 수용한다』고 N세대의 특징을 표현한다.

 컴퓨터와 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문화로 무장하고 있는 N세대의 부상에 대해 아날로그 환경에서 자라온 기성 세대들은 위기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N세대라고 해서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성과 참여의 화려함 뒤에는 인터넷 중독증과 불건전정보의 범람, 지나친 개인화 등의 어두운 그늘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 「네트」에서 샌드라 블록은 인터넷으로 모든 의식주를 해결하고, 휴가를 가서도 노트북 컴퓨터를 끼고 사는 인터넷광으로 등장한다.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도 그녀의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근무는 물론 쇼핑까지 모두 인터넷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정작 그녀의 신상파일이 바뀌었을 때 그녀의 신분을 증명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들이 샌드라 블록 같은 위기를 겪지는 않겠지만 지나친 사이버세계로의 탐닉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미국 피츠버그대의 킴벌리 영 교수는 한 보고서를 통해 7000만명의 미국인들이 매일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5∼10%가 중독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증이 심하면 우울증, 신경질, 정서적 침체현상 등을 겪게 되고 대인관계와 가족관계가 파괴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 이같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급속히 늘어 미국 대학에서는 인터넷중독 치료강좌를 개설하고 전문상담요원을 배치하고 있다. 또 인터넷 중독 치료전문 웹사이트(www.netaddiction.com, clio.iucf.indiana.edu/:brown)가 개설돼 있기도 하다.

 국내에도 아직 많지는 않지만 인터넷 중독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가 올초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 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사회와 청소년­통신중독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내가 외롭다고 느낄 때 통신상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곤 한다」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33.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63.4%가 「접속이 잘 안되면 몇 번이라도 시도해서 꼭 접속을 해야 기분이 좋아진다」고 응답했으며, 23.8%는 장시간의 통신으로 다리나 허리에 통증을 느낄 만큼 통신에 탐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을 통해 친구를 사귀고 학교의 과제물까지 해결하는 「온라인 키즈」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상의 불건전 정보 범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통제가 어렵다는 인터넷의 특성을 이용해 음란물이나 무기, 폭력 같은 반사회적인 사이트들이 속속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버패트롤」이나 「넷내니」 같은 불건전 정보 차단 프로그램이 배포되고 있기는 하지만 N세대를 이같은 정보에서 완전히 격리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익명성을 등에 업은 사이버 스토킹, 통신상의 허위사실 유포, 채팅방에서의 언어폭력 등도 N세대가 보여주는 어두운 면이다.

 기성세대는 개인주의적인 N세대의 모습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는 무시한 채 무조건 「나」만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N세대가 열광하는 공간은 채팅과 게임, 유명 연예인의 팬클럽 정도다. 사회나 환경 등에 관한 진지한 토론공간에서 N세대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정보와 기술을 익숙하게 다루는 N세대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이 개성을 기반으로 한 전자민주주의의 꽃을 피울지, 아니면 사이버 공간에만 탐닉하는 이기주의적 사회를 건설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늘 우리의 준비에 달려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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