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이후 국내 음반업계는 그야말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국내 주요 음반사들은 IMF의 파고를 넘으면서 분기별로 20∼30%씩 판매량 감소를 체험해야 했고, 급기야 올 상반기에는 IMF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98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40% 가량 더 떨어진 500억원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음반산업이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주 소비자층인 청소년들의 구매능력 저하 등이 큰 요인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음반시장 자체가 큰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97년부터 급속히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는 MP3음악파일 등 상업화가 가능한 디지털 음악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음반시장은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98년 한해동안 PC통신만을 통해 공식적으로 판매된 MP3파일이 15억원 정도였고, 불법유통까지 포함한다면 지난 한해 디지털 음악파일 시장은 약 5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디지털 음악시장이 앞으로 본격 형성될 주문형음악(MOD)시장과 MP3플레이어·주크박스 등 관련기기 매출까지 고려한다면 오는 2001년 28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음반협회도 지난 98년 미국 음반시장 규모 1300억달러 가운데 1.1%가 인터넷을 통한 MP3파일 판매액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며, 오는 2004년에는 MP3파일시장만도 3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21세기 음반시장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기존 음반시장과 디지털 음반시장이 병행하는 구도를 형성해 나가면서 점차 디지털 시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이는 그동안의 음반제작 관행을 깨뜨리고 독립음반사 및 디지털 음반사의 출현을 가속화할 것이며 사이버스타의 탄생, 음악장르의 다양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1세기 영화산업 역시 디지털의 거센 파고와 맞부닥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극장배급이 주를 이뤘으나 인터넷이나 케이블TV망, 위성통신 등을 통한 가정용 안방극장이 등장하면서 영화제작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상영되는 단편·독립영화가 무수히 제작될 것이고, 한해 50여편도 제작이 안되는 국내 상업영화도 다양한 배급경로를 확보해 제작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주문형영화가 등장해 누구나 영화제작자·영화감독·영화배우가 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며 기존 상업영화 제작시스템은 제작비 거품을 걷고 다양한 판로를 통해 보급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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