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이나 골드뱅크 등과 같은 성공을 꿈꾸며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점을 감안, 최근 전국 30여곳에 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IBI)를 지정했다. 인터넷 벤처창업 열풍이 바야흐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소호(SOHO)창업이나 벤처창업이 그렇듯 성공률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정보를 찾거나 채팅이나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소호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거나 돈을 지불하고 정보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은 이제 막 시작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벤처기업이나 IBI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장영달 국민회의 의원, 최준영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김충련 우석대 교수(IBI센터장), 박규헌 이네트정보통신 사장, 김이숙 이코퍼레이션 사장, 엄상문 애드투어 사장 등 정·관·산·학 관계자들을 초청,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백리향룸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IBI)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란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산·학·연이 서로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갖고 이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편집자>
참석자
장영달 국회의원.국민회의
최준영 중기청 벤처기업국장
박규헌 이네트정보통신 사장
김이숙 이코퍼레이션 사장
엄상문 애드투어 사장
사회=김충련 우석대 교수
△김충련 교수(사회·우석대 IBI센터장)=인터넷은 요즘 21세기형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아마존이나 야후 같은 인터넷기업들이 차세대 기업으로 급부상했으며 국내에서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코스닥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청이 최근 전국 대학 및 업체 30여곳에 IBI를 지정, 인터넷 전자상거래 분야 창업을 유도하고 육성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지원사업 현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최준영 국장(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IBI 지원사업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인터넷 창업가를 육성·보육, 벤처창업의 확대 및 고용효과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된 것입니다. 대학이나 학원 등의 인터넷 관련 교육 내용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제작기업이나 홈페이지 제작기술 등에 관한 것일 뿐 인터넷 창업 및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은 부재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창업가를 보육하기 위해 사업아이템의 선정에서 네트워크 구축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보육기관을 설립해 창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현재 전국 29개 대학과 1개 민간기업에 IBI를 지정, 창업보육센터 건물신축 혹은 개보수 비용과 공용장비 구입 및 고가 소프트웨어 구입비용 등 보육센터 설립비의 80%와 운영비를 10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IBI 내에 약 1200개의 관련 벤처기업이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총 3600명에 달하는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기청은 앞으로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중앙센터를 설립,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및 입주기업의 종합정보망을 연결, 입주기업에 각종 기술·경영·마케팅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수정예의 인터넷기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장영달 의원(국민회의)=인터넷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인터넷이 부상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인터넷 관련기업을 지원, 육성하고자 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인터넷산업은 이제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봅니다. 인터넷이 산업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용자 수에 있어서도 지난해 말 3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올해 4월에는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최근 3년간 10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만큼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는 이제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조하는 「행성융합과정」이라고도 표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육성여부는 선진국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의 하나로 인식될 정도입니다.
△박규헌 사장(이네트정보통신)=IBI를 거의 대학 내에 설치하고 대학 주도로 인터넷 비즈니스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대학은 인터넷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하리라 봅니다. 대학은 그 어느곳보다 인터넷시대에 적절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고 있는 구성원으로 가득찬 곳입니다. 인터넷에 충분히 학습된 풍부한 인력과 잘 갖추어진 네트워크 환경은 인터넷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지원을 충분히 해야만 성공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김이숙 사장(이코퍼레이션)=정부가 대학 내에 이처럼 특정분야라고 할 수 있는 IBI를 설립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분명 새로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질의 전문인력이 양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실제 대기업이나 유수의 대학에서 전문실력을 배양한 사람들의 경우 창업에 나서기보다는 좀더 좋은 보수와 근무여건을 제공하는 기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기존 기업에서 명예퇴직을 하거나 실직자 혹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돼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마케팅·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을 뿐더러 앞으로의 비전 또한 제시하지 못합니다. 물론 산업구조조정 하에서 이같은 상황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전문지식과 기술 및 경영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사회=인터넷이 이제 개화기에 접어든 것처럼 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 역시 이제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박 사장=우선 3가지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남이 하지 않는 최초의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몇배의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 실물공간이든 사이버공간이든 충성도(Royalty)가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합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커뮤니티(Community)를 형성함으로써 한번 방문한 고객을 평생고객화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략적 제휴와 함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 네트워크형 기업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리스크가 높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 개별기업간 경쟁에서 제휴 네트워크간 경쟁구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단독경영보다는 상호보완적 자산을 활용하고 외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21세기 기업에 있어서는 「오너십(Ownership)」보다는 「파트너십(Partnership)」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완전 시장경쟁체제 하에서의 경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협소한 국내시장을 바라보기보다는 처음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엄상문 사장(애드투어)=국내 실정에 맞는 효과적인 전자상거래 성공모델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존의 전자상거래 성공모델로 벤치마킹되고 있는 아마존이나 이베이(eBay) 등 대부분의 성공사례들이 국내와는 시장환경이 완전히 다른 국가의 사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속성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겠지요. 하지만 국내 법규나 세제 등 제도적 환경이나 온라인 구매에 대한 사용자의 보수적인 성향, 혹은 통신·물류환경 등 기초 인프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에 적용되는 모델도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조사자료에 의하면 국내 쇼핑몰의 71.4%가 적자이고 22.2%가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접속건수에 비해 실제 구매율은 2%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의 현실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IBI의 성공을 위해 전자상거래 걸림돌로 인식돼온 제도의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부가세 감면, 통신요금 인하, 쇼핑몰 인증, 전자상거래 증진 캠페인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는 대학이 가진 풍부한 인적 자원과 숙련된 전문인력을 활용해 다양한 인터넷 마케팅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업계 역시 실물현장에서의 성공 및 실패사례들을 대학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정부는 이번 IBI를 지원하기 위해 5000만원 이내의 운영비와 실질 기자재 및 4, 5명의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지원책만으로는 보육센터의 운영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만으로 창업기업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 국장=한정된 자금으로 지원정책을 펴다 보니 늘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자금이나 정책적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원자금만 늘리기보다 관련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 지원에 중점을 두고 지원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최근 벤처기업을 너무 강조해 타부서의 반발도 많고 또 그래서 벤처기업과 관련한 정책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의 활동이 활발한 대만의 경우 자율적인 자구노력이 그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조업체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협동생산체계도 잘 돼 있고 정부 또한 판매와 마케팅 등 지원할 수 있는 부문은 최대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분야별 시스템 연계체계가 잘 갖춰져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는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는 있으나 거의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인적·물적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실패한 것은 지원체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인터넷기업을 포함한 벤처기업을 지원하더라도 간접적인 지원책을 펼칠 것입니다. 나머지 일들은 벤처캐피털이나 컨설팅사 등 각 분야 기업들이 서로 긴밀한 연관관계 혹은 제휴를 통해 기업을 유지·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정부가 내놓기를 바라지 말고 대학 스스로가 자립하고 정부가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박 사장=정부의 창업보육센터 지원체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창업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하드웨어 부문, 즉 실험기자재를 기증하거나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시설지원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나누어 주기식」 자금배분 방식에 너무 익숙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IBI의 설립은 혁신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느냐에 대한 방법론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전담 공무원 인력의 양성이 시급하다는 얘깁니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의 흐름을 읽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 정부내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 역시 체계적으로 창업을 교육할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전문인력이 없으면 외부에서라도 인력을 초빙해 인터넷 창업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엄 사장=인재육성에 관한 한 저도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회사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인력을 채용하려고 공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원자는 많은데 뽑아서 쓸 만한 인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터넷분야에 관한 한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얘기지요. 어떤 기업에서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4∼5년차 경력직원의 연봉을 4000만∼5000만원으로 책정해 놓고도 구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입니다. IBI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덜 돼 있다는 것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업후 이제 궤도에 오른 우리 기업의 경우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있어 그 같은 제도, 창업센터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입니다. 아마 홍보만 제대로 되면 중기청 정책 중 가장 성공한 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회=과거에는 창업보육센터가 단순히 업체 중심으로 운영돼 왔는데 IBI는 대학 주도의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은 어떠했다고 보시는지요.
△장 의원=산자부·중기청·정통부·과기부 등은 고용창출의 해결책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금배분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중복되는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원부서가 각기 달라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 또 지원이라는 것은 코스닥에 등록할 때까지 지원하는 지속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같은 지원책이 실질적으로 적절하게 배분됐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중간단계에서 기업이 망해 실업자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벤처지원정책을 융자에서 투자 개념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기업이 망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성공해 지속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책임입니다.
△사회=대학에 근무하기 전 얼마간 모 기업체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터넷 쇼핑몰이나 전자상거래의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방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전자상거래가 얼마나 실생활에 필요한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멀리 있는 대형 서점이나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아직까지 인터넷업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30여개의 IBI가 지정받은 것만 봐도 미래 비전은 충분하리라고 봅니다. 문제는 전국에서 1200개 업체가 이번 IBI 대상업체로 들어갔는데 이들을 어떻게 모집하고 지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 사장=일반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할 때 너무 단순논리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콘텐츠냐 전자상거래냐는 식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은 무궁무진한 사업의 보고입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 사업과 인터넷을 연계해 생각해 보았을 때 그 틈새시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모집전략 또한 필요합니다. 그 자체가 시장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은 현재 너무 불편합니다. 이 점에서 착안한다면 여러 가지 아이템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전제품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이를 결합한 시장이 형성되고 또 영화도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게 되고, 이 모든 것이 창업아이템이 되고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사고의 틀을 바꾸면 인터넷시대에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박 사장=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터넷 자체는 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터넷은 단지 커뮤니케이션 툴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개념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면서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은 실물경제를 보완해주면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세대들은 아이디어나 기술은 있는데 경영감각이나 노하우가 없습니다. 반면 구세대들은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비즈니스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결합하면 성공적인 모델이 나온다고 봅니다. 신세대 위주의 비즈니스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여러 조건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IBI의 대상기업을 확대하고 발상의 전환을 기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사회=그렇습니다. 현실사회를 기반으로 아이템을 잡으면 비즈니스 기회는 상당히 넓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30개 창업보육센터별로 모집대상이 중복될 수도 있는데 이를 피하면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 사장=인터넷 전자상거래 창업보육센터간 차별화가 그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인큐베이터를 뽑을 때 고졸 이하만을 창업지원자로 받는다는 것과 같은 아이템으로 차별화를 시도해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이 모두 대학 졸업자 위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창업과정이라는 교육과정을 개설해 현재 각 기업 이사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생 모집에 들어간 결과 엄청난 호응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가족끼리 창업하는 것과 같은 방안도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고의 전환, 발상의 전환만 가지면 인터넷시대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엄 사장=IBI의 차별화는 IBI에 입주하는 개인 및 기업의 인력개발 및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관련 프로그램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고 봅니다. 사업아이템이 선정되고 나면 창업자의 다양한 경영능력이 필요하고 또 마케팅 능력도 요구됩니다. 따라서 인터넷 창업보육센터는 특화된 전문교육 인력과 프로그램을 확보해야 합니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국내 인터넷 교육의 대부분이 홈페이지, 소프트웨어 제작 및 운용 등 기술적인 부문만을 강조하다 보니 종합적인 능력을 배양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인터넷사업의 다양한 학문적 속성, 즉 경영·마케팅·통계·전산·그래픽·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익힐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교육을 통해 IBI는 새로운 창업 유도뿐만 아니라 기존 인터넷산업에 숙련된 인터넷 전문인력을 공급하는 부수적인 역할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회=그러면 이번에는 입주업체들이 실제 창업을 하면 부딪치게 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기로 하지요. 창업에는 사실 체계적인 자본투자가 필수적인데 정부는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최 국장=인터넷 창업보육센터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마치면 그 다음은 창투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면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 요건도 완화돼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은행융자도 한결 수월하게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이들만을 위한 특별한 투자대책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앞으로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사장=인터넷 창업보육센터 졸업자들이 모두 창업에 나선다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근 기업별로 인터넷 전문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런 만큼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졸업자들의 직업알선도 필요합니다. 기업을 하기에는 아직 능력이나 다른 여건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모두를 창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대학들이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도 현실적으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IBI의 원활한 운영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IBI는 창업은 물론 직업연계 창구로서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나 언론사가 IBI의 효용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IBI 출신들은 「일류 인터넷 전문가」라는 프라이드를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 사장=IBI의 경우 획일적인 결과물을 염두에 두고 지원할 경우 오히려 인터넷산업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업계가 자율적인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창업보육을 마친 기업에 대한 지원정책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창업한 기업의 수에 연연하지 않고 창업한 기업이 실질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포스트 IBI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인터넷 산업육성 및 고용증진이란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 사장=투자자금 부문은 대학 자체가 가진 사회와의 연계성을 활용해 교수들이 투자자와 벤처캐피털을 소개해 줄 수 있으면 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인큐베이터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구조와 네트워크를 비즈니스와 연계하면 훌륭한 산·학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중기청의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지정을 계기로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회=박 사장의 지적처럼 구조와 네트워크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 인터넷 창업보육센터 담당 교수의 경우 연구보다는 창업보육센터의 운영문제가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대학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 또한 인터넷 창업보육센터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IBI의 성공을 위해서는 인터넷 창업보육센터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교수의 실적으로 인정해 주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 또한 시급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리=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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