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새천년 사이버사회에서 일반인이 가장 실감나게 겪게 될 변화 가운데 「사이버 의료시대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낙도에서 긴급한 환자가 발생했거나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환자에게 사이버의료서비스의 활용성은 더욱 높아져갈 것이다. 또 병원으로서도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된 서비스를 환자에게 보장하는 것은 물론 의료전산화에 따른 병원경영 합리화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 환자는 원격진료를 통해 지역에 상관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중소병원이라도 컴퓨터 네트워크기술을 이용해 고가의 영상진단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원격의료는 의사의 자문·진단을 받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가 투자하는 시간, 전문의 등에게 지불하는 인건비를 절감해줄 수 있다. 또 원격의료를 시행함으로써 전문의의 자문을 구할 수 있고 최신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정부도 이러한 사이버 진료를 지원하기 위해 정통부를 중심으로 오는 2015년까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한 한국형 의료정보서비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재택진료는 물론 원격진단, 원격 임상회의, 원격의료교육, 의료정보 표준화 및 정책과제 등으로 나뉘며 최대 수혜자는 일반 국민이 될 것이다.
사이버의료는 의료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병원경영의 합리화를 이룰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시간과 공간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의료사회가 이끌어낼 이같은 변화에는 무엇보다도 컴퓨터 통신·원격시스템 등의 첨단 정보통신사회가 커다란 기여를 하며 이를 통한 서비스도 가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이버 의료 선진국이라 할 미국 병원들은 최근 최신 경영전략의 하나로 통신을 이용한 텔레마케팅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일반인들이 병원에 전화를 걸면 의사안내(의사 전공·예약 기능)·건강상담·전화진단 등 각종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세인트빈센트병원의 「간호사에게 물어보세요」는 대표적인 의료상담서비스다
각 병원들은 다양한 의료정보를 주제별로 미리 준비해두고 일반인의 전화요청에 따라 해당정보를 활용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병원측으로 보아서는 경상비를 증가하지 않고도 「미래의 환자」를 확보하는 채널까지 얻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일반인에게 양질의 보건의료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병원의 환자를 늘리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세인트빈센트병원이 이 사업에 지출한 비용이 연간 1만2000달러임에 비해 전화서비스를 통해 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에게서 발생한 추가진료 수입은 15만달러인 것으로 평가돼 「미래환자」 확보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각 병원들은 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보건의료정보를 일반인들에게 홍보하고 건강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환자의 요구와 선호에 밀접하게 부합하는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로 전환, 경영수지와 서비스질 제고까지 꾀할 수 있게 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59년 비디오를 이용한 정신보건서비스로 실시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원격진료서비스는 정보망·광섬유·위성통신·신의료기술 발전으로 더욱 다양하고 편리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IMF 외환위기 이전에 실시된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이라는 한 민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병원의 90%가 『3∼5년 안에 의료영상저장 전송시스템, 전자 의무기록, 병원정보시스템 등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 이후 이러한 움직임이 다소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결과는 우리나라 병원에서 사이버 의료와 의료정보화에 보이는 관심도를 말해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는 미국 병원들의 경우 음성·정지영상·동영상이 결합된 의료정보의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원격진료가 날로 확산돼 20개 주에서 원격의료 프로젝트를 수행중이거나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국가들도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텔레메드(Telemed)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으며 이웃 일본 역시 정보슈퍼하이웨이 구축사업을 통해 원격 의료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가상수술시스템, 가상내시경, 가상환자 대상의 의료기법 모의시험도 사이버의료의 또다른 분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가상현실기술을 이용하면 가상환자에 대한 모의시술을 할 수 있으며 각종 질병의 증상을 입력해 초보의사들이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고 또는 반복된 훈련으로 수술 기술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사이버시대의 의료를 지원하는 다양한 첨단기술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또 병원측에 경쟁력을 갖추게 해주는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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