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 테크놀로지 CEO "리처드 매긴"
21세기가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전세계는 새천년을 맞이한다는 희망과 함께 미래의 생활에 대한 장밋빛 꿈에 부풀어 있다. 돌이켜보면 통신만큼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부하게, 또한 자유롭게 만들어준 매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하면서부터 빠르게 발달해 온 통신기술은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하며, 수없이 많은 혜택을 창출해 왔다. 지금 우리는 지난 한 세기동안 통신역사에서 일어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앞으로 단 몇 분이면 500만개의 전자우편이 보내질 것이며 1시간이면 약 3500만개의 음성메시지가 남겨질 것이다. 1주일동안 63만개의 전화선이 가설되고, 하룻만에 5만명의 무선전화 가입자가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 15∼20년이면 7억개의 전화선이 새롭게 설치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존하는 7억개의 전화선을 구축하는데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성장속도가 아닐 수 없다.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달도 통신혁명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이다. 반도체, 광네트워크, 무선통신 기술의 혁신으로 2005년까지 총 네트워크 용량은 250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혁명이라 불릴 만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인터넷이다.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는 인터넷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견의 하나로 꼽히며,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하루에도 3700만명이 인터넷에 들어가 8억3000개에 달하는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 2001년이면 인터넷 사용자는 1억명이 추가되고, 인터넷시장은 1조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량이 폭증함에 따라 꿈의 통신이라 불리는 인터넷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세계적인 한 통신회사의 부사장이 내게 매일 오후 3시경만 되면 회사의 네트워크가 느려진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바로 그때쯤이면 학교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집으로 달려가 한꺼번에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비단 그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통신회사들이 당면한 문제로, 다름 아닌 대역폭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루슨트의 벨 연구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광네트워크 기술로, 1초간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트래픽 전체 용량을 하나의 광섬유로 전송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다. 또한 비동기전송모드(ATM)든, 인터넷프로토콜(IP)이든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처리할 수 있는 전례없는 대역폭과 유연성을 가진 광코어도 구축중인데 이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한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인터넷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는 하지만 통신 인프라나 기술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인터넷망은 수많은 네트워크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전화 네트워크, 무선 네트워크, 데이터 네트워크, 광 네트워크, 인터넷 등을 그 품질과 장점을 유지하면서 통합할 수 있느냐의 여부며, 하나의 순조로운 네트워크로 거듭날 때만이 다양한 통신 서비스들이 환경제약없이 제공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들 중 지난 한세기에 걸쳐 발달해 온 전통적인 음성 네트워크는 신뢰성이 높고 사용이 쉬우며 다양하고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전송량과 속도에서 데이터 네트워크에 못미치는 단점이 있다. 반면 패킷 기반의 데이터 네트워크는 다량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데 비용이 효율적이지만, 신뢰성이 떨어지고 병목현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
유무선·음성·데이터·비디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IP에 기반한 패킷 데이터망으로 전환될 것은 분명하며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루슨트는 이러한 변화를 대비하고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데이터 네트워킹 부문을 강화, 필요한 기술을 가진 회사들을 꾸준히 인수·합병해왔으며 지난 6월에는 원거리통신망(WAN) 장비의 세계적 리더인 어센드 커뮤니케이션스와 합병을 마무리지어 광대역 통신망을 지원할 완벽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한순간에 모든 전환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기존 통신 사업자들은 이미 음성 네트워크 구축에 수십,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었으며, 다시 이를 데이터 네트워크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즉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신뢰성있는 광대역 네트워크로 진화시켜 나가야 하며 현재 운용중인 하나의 인프라로 여러개의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통합·운용·관리할 필요가 있다.
루슨트가 최근 발표한 교환시스템인 7R/E도 차세대 통신망으로의 진화를 원하는 통신사업자를 위한 노력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음성교환기인 5ESS교환기에 패킷 드라이버와 콜 피처서버를 추가,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된 차세대형 교환플랫폼인 이 제품은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운용비의 70%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다시 말해 데이터 통신용 네트워크로 교체하지 않고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 쉽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광대역 통신망 서비스를 개발하는 통신서비스 사업자를 돕기 위해 네가지 플랫폼 기술을 공개키로 한 풀서클(Full Circle)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에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장비업체로부터 구입한 다양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차세대망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가 이렇게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효율적인 네트워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여러 장비회사에서 제조한 상이한 프로토콜을 가진 다양한 네트워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 관리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원 서비스 조직도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최상의 제품과 네트워크 솔루션을 만들어 팔기만 하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네트워크가 아무런 문제없이 끊임없이 가동될 수 있게 하는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이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장기적인 동반자적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루슨트가 통신 네트워크의 설계·설치·통합·운용·관리를 24시간 전담하는 서비스 넷케어(Net Care)를 운영하는 것과 지난 8월 네트워크 컨설팅업계의 리더인 인터내셔널 네트워크 서비스(International Network Services)사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동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대역 네트워크 세계가 선사하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향후 2년안에 1000여개의 새로운 서비스 사업자들이 통신시장에 진입, 광대역 통신망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통신 네트워크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 2001년까지 65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네트워크는 무선·음성·데이터·비디오 등 각각의 네트워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들이 어우러져 신뢰성있는 하나의 통신 네트워크로 자리잡게 되며 최소 비용으로 초당 메가비트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세계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통신 서비스들이 환경 제약을 받지 않고 제공될 수 있으며 통신 인프라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신뢰성있는 매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통신망으로의 진화와 혁명은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모든 개개인, 업체 그리고 모든 나라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이는 전세계 경제기반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중 하나를 바꾸어 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세계에서 이전과 비할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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